일제 약탈과 폭격에 흩어졌던 '지광국사탑', 112년 만에 제자리로

입력 2023-07-31 13:29   수정 2023-08-08 09:16



서울, 일본 오사카, 대전 등 약 2000㎞를 떠돌아다닌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부재들이 112년 만에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문화재청은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2016년부터 5년여에 걸쳐 보존 처리를 마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부재들을 원래의 위치인 강원도 원주로 이송한다고 31일 밝혔다.

지광국사탑은 고려시대 국사(國師) 해린(海麟, 984~1070)의 사리와 유골이 봉안된 승탑으로, 보살상, 연꽃무늬 등 정교하고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문화유산이다. 통일신라 이후 석탑이 대부분 팔각 탑 형식인 데 비해 아래 평면이 사각 구조로 돼 있는 점도 눈에 띈다. 1962년 국보로 등재됐다.

지광국사탑은 한국 근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 각지를 떠돌아다니는 수난을 겪었다. 당초 강원도 원주시 법천사 터에 있었던 지광국사탑은 1912년 한 일본인에 의해 일본 오사카로 국외 반출됐다. 이후 1915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경복궁으로 옮겨졌지만, 6·25전쟁 당시 폭격으로 옥개석을 비롯한 상부 부재가 파손되는 등 피해를 당했다.



전쟁 이후 1957년 시멘트로 복원을 시도했으나, 복원 지점에서 다수의 균열과 탈락이 발견됐다. 이에 문화재청은 2015년 탑의 전면 보수를 결정하고 이듬해 완전 해체했다. 총 33개의 부재 중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한 옥개석과 탑신석을 제외한 31개의 부재를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원으로 옮겼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지광국사탑에 대한 과학적 조사와 보존 처리를 진행했다. 문화재청은 이번 복원 과정에서 산지(産地)를 조사해서 탑이 조성될 당시와 가장 유사한 석재를 구해 결실된 부재를 만드는 등 탑의 본래 모습을 최대한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원주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으로 이송된 지광국사탑 부재는 복원 위치가 확정될 때까지 기획전시 공간에 상설 전시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관람객뿐만 아니라 승탑이 원주로 돌아오길 기다렸던 지역 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할 예정"이라며 "향후 원주시와 협의해 지광국사탑이 보존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검토한 후 최종 복원 위치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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