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옥수수·대두 수출 1위…세계 식량 위기 '구원투수'로

입력 2023-07-31 18:13   수정 2023-08-08 20:33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브라질 농산물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미·중 갈등을 기회로 대중 수출을 본격적으로 늘린 브라질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상 재해와 전쟁 등으로 공급이 부족할 때마다 ‘구원 투수’로 시장에 등판해 왔다. 브라질은 넓은 경작지, 농업에 알맞은 기후, 풍부한 노동력 등을 활용해 수십 년 전부터 대두(콩), 옥수수, 커피, 오렌지, 면화 등을 재배했다. 정부 지원과 기업의 꾸준한 투자 및 연구개발을 통해 농업 강국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31일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브라질의 2022~2023 마케팅 연도(지난해 9월~올해 8월) 옥수수 수출량은 5600만t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브라질의 옥수수 수출 규모는 15년 만에 일곱 배 가까이 늘어났다. 브라질의 옥수수 수출량이 미국을 넘어선 건 미국에 가뭄이 든 2012~2013 마케팅 연도 이후 처음이다.

브라질산 옥수수 수출이 급증한 이유는 우선 미국 달러화 강세로 미국산 대비 경쟁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멕시코가 미국산 유전자 조작 옥수수 수입을 금지할 채비를 하면서 반사이익도 누리게 됐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이 미국산 곡물 수입을 줄이면서 브라질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한 영향도 작용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절 벌어진 무역전쟁 이후 식량과 사료용 작물 수급에서 안보를 중시하게 됐고, 미국 의존도를 줄여 왔다. 올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미국산 옥수수의 대중 수출량은 1년 전보다 48% 감소했다. 미국 옥수수의 2022~2023 마케팅 연도 수출량이 브라질보다 1400만t 이상 적은 4191만t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브라질의 대두 수출량은 2013년 미국을 넘어섰고, 올해엔 미국의 1.5배를 기록하는 등 독보적인 1위로 자리 잡았다. 최대 농산물 수입국인 중국의 대두 수입 물량 가운데 60%가 브라질산이다. 지난해 곡물 시세 상승에 힘입어 브라질 농업 기업 SLC아그리콜라는 전년 대비 62% 급증한 30억헤알(약 8067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브라질의 자연환경은 농업에 유리하다. 국토가 넓은 데다 도시 비율이 3.5%에 불과해 농지로 개발할 수 있는 면적이 넓다. 기후도 1년 내내 따뜻하다. 미국은 기후변화와 도시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경작지가 줄어들고 있지만, 브라질에선 열대 우림 파괴 논란에도 매년 농지가 대폭 늘어나고 있다.

브라질 정부의 지원도 농업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할 때 카를로스 파바로 농업부 장관 등 농업 관련 인사를 대거 이끌고 갔다. 옥수수와 콩뿐만 아니라 육류와 목화 등 다양한 농산물을 중국에 팔기 위해서다.

농업 분야 연구 개발도 꾸준히 해왔다. 브라질 농업연구공사(EMBRAPA)를 중심으로 종자를 개량하고 농법을 개선, 이모작을 정착시켜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최근엔 드론 활용 전략을 비롯해 지속 가능 농업을 위한 최소한의 농약과 비료 사용법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농가 대상 신용 대출, 기술 지원, 인프라 개발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 중이다.

농업금융 전문 라보은행의 스테판 니콜슨 연구원은 “미국산 옥수수의 내수·수출시장 전망이 어둡지만 브라질은 더욱 많은 시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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