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출연하는데 2000만원 냈어요"…연예인도 줄섰다 [김소연의 엔터비즈]

입력 2023-08-06 13:09   수정 2023-08-06 15:39



"이럴 거면, 우리 회사 자체적으로 채널을 만들어 키워보자는 말도 했어요. 비싸기도 비싼데, 출연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최근 홍보를 위해 유튜브 콘텐츠 출연을 알아보던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의 고백이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요즘 홍보를 위해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하는 건 대부분 '협찬'이나 'PPL' 명목으로 광고비를 지급해야 한다"며 "얼마 전 소속 배우 A씨가 출연했던 것도 2000만원을 내고 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냉정하게 출연할 연예인이 '썸네일' 만으로 채널 평균 조회수 이상을 보장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광고비'를 내야 나올 수 있다는 것.

새로 론칭하는 TV 프로그램을 비롯해 영화와 OTT 플랫폼 오리지널 시리즈까지 새로운 콘텐츠가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고 있다. 이를 홍보하기 위한 전략도 다방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유튜브 인기 콘텐츠 출연은 이 중 기본 중의 기본으로 꼽힌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뭔가 보여주고,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배우들도 콘셉트가 확실한 유튜브 콘텐츠 출연은 반긴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유튜브 콘텐츠는 타깃이 확실하고, 고정 구독자들의 충성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드라마나 영화, 새 예능 프로그램 등 홍보하려는 작품에 대해서도 보다 '확실한' 언급이 가능하다. 여기에 최근 유튜브를 보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그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마케팅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애드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4~5월 기준 국내 동영상 광고 시장에서 유튜브는 700억원 이상의 광고비가 집행됐다. 이는 2위 인스타그램이 200억원, 페이스북이 100억원대라는 것을 고려하면 막강한 점유율이다.

완성도 역시 지상파, 케이블, 종편 등 방송 등과 비교해 밀리지 않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평이다. '문명특급' 재재가 게스트들이 놀랄 만큼 꼼꼼한 사전 조사로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지상파 라디오 DJ자리까지 꿰찬 사례도 있지만, 요즘에는 방송인 유재석, 송은이, 가수 이영지, 방탄소년단 슈가 등 유명 연예인들도 게스트를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 콘셉트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KBS 2TV '1박2일'을 비롯 tvN '신서유기', '뿅뿅 지구오락실', '서진이네' 등을 연출한 나영석 PD의 경우 '채널 십오야'를 통해 라이브 방송, 출장 십오야 등 유튜브 맞춤형 콘텐츠를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방송과 유튜브를 오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방송과 유튜브의 "제작 메커니즘은 완전히 다르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특히 '홍보성'이 짙은 콘텐츠를 제작할 경우 그 차이는 더욱 도드라진다.

한 매니저는 "방송국에서 만드는 예능 프로그램에 영화 홍보하러 출연하면 소소하지만, 출연료라도 받는다"며 "유튜브 콘텐츠는 전혀 다른 영역이라 친하면 공짜로 해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 출연료를 '내고' 출연하는 거더라"라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필요성을 느껴 조사해 봤는데 단가가 500만원에서 시작해서 3000만원까지 가는 경우도 있더라"라며 "구독자 수가 많고, 100만뷰가 보장되는 곳은 5000만원이 넘는 곳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돈을 아무리 준다고 하더라도, 진행자가 하고 싶은 사람이 우선"이라며 "유튜브 콘텐츠 특성상 진행자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방송인 장영란은 지난 18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A급 장영란'에서 회의를 진행하던 중 "써보고 안 좋은 건 빼도 된다"며 "아무거나 PPL 하면 안 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들과 관계가 돈독하고, 신뢰감이 '핵심'인 만큼 이들을 거스르는 무리한 홍보는 진행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하지만 몇몇 유튜브 콘텐츠 제작 관계자들은 "콘텐츠가 그냥 뚝딱 만들어지는 건 아니지 않냐"고 항변했다. "진행자와 스태프의 출연료와 인건비, 장소 섭외 비용 등 제작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물론 유튜브 콘텐츠 출연자들이 무조건 돈을 내고 출연하는 건 아니다. 필요에 따라 섭외도 이뤄진다. 유튜브 콘텐츠에서 맹활약하며 인기를 얻은 한 연예인의 측근은 "아직 출연료나 협찬 등 PPL 비용 등이 명확하게 잡히지 않은 것 같다"며 "상부상조의 의미로 금전거래 없이 출연하는 경우도 있고, 방송할 때보다 더 많은 출연료를 받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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