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KDB생명에 추가 출자...하나금융 인수전 완주 압박

입력 2023-08-04 15:52  

이 기사는 08월 04일 15:5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DB생명이 후순위채를 상환하기 위한 유상증자에 나섰다. 올해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 사채발행한도가 줄어서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홀로 자금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증자 추진 목적과 달리 ‘위험한 M&A를 할 생각이 없다’는 하나금융지주가 인수전에서 쉽게 발을 빼지 못하게 만드는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이 진행 중인 유상증자에 참여할지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KDB생명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425억원을 모집한다. 다음 달 18일까지 납입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은 공동으로 설립한 KDB칸서스밸류PEF 등을 통해 KDB생명 지분 92.73%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증자에 칸서스자산운용은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칸서스자산운용은 지난 2018년 3000억원 규모의 KDB생명 유상증자에도 참여하지 않아 산업은행이 홀로 책임졌다.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KDB생명이 유상증자에 나선 건 오는 9월 조기상환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후순위채 2200억원을 전액 차환 발행할 수 없게 돼서다.

보험업법상 보험사는 직전 분기 말 자기자본 내에서만 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그런데 올해 신지급여력제도가 도입되면서 KDB생명의 사채 발행 한도가 줄었다. 기존에는 100% 기본 자본으로 인정받던 신종자본증권이 신지급여력제도에선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만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면서다.

KDB생명은 이번 증자로 조달하는 1425억원에 추가로 약 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만기에 대응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이번 증자가 KDB생명 매각 작업과는 별개 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증자에 참여하더라도 희망하던 매각 가격 및 구조 등에는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이번 매각 작업에 착수하며 '헐값 매각' 논란이 일어나더라도 KDB생명을 자본력이 있는 최대주주 품으로 보내는걸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그동안 시장에서 언급되던 KDB생명 매각가격은 구주매출 약 2000억원,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신규 자금 용도인 유상증자 약 3000억원 이상 수준이다. 이번 증자에 참여하면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투입한 자금은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선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금융지주로선 인수 과정에서 짊어질 자금 부담은 덜었지만, 상대적으로 인수전 완주에 대한 부담은 커졌단 평가가 나온다.

산업은행이 사실상 조단위 손실을 각오하면서 KDB생명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 수혈을 검토하는 만큼 하나금융지주로서도 협상 테이블에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졌단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KDB생명은 그동안 후순위채 등 보완 자본 비중이 높아 자본 건전성이 낮단 점이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다”며 “지난 6월 무상감자에 이어 이번 증자까지 완료되면 산업은행으로선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달 1일부터 본격적인 KDB생명 본실사에 나섰다. 본실사에는 두달 여가 소요될 전망이다.

다만 구속력이 없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을 뿐이라며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M&A는 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시장에선 KDB생명뿐 아니라 ABL생명과 동양생명 등 생명보험사 매물이 대기 중인 만큼 하나금융지주가 스터디 차원에서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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