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격 깎아내린 잼버리, 지금이라도 세계에 韓 위기 대응 능력 보여라

입력 2023-08-04 18:08   수정 2023-08-05 00:31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시설 미비와 부실 운영으로 파행을 빚고 있다. 개영식이 열린 지난 2일 하루에만 온열질환 315명 등 1131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4일까지 누적 환자는 최소 1300여 명에 이를 것이란 추정이다. 화장실 등 시설 부족과 위생, 바가지요금 문제까지 불거졌다. 국제적인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잼버리는 세계 158개국에서 온 청소년 4만3000여 명이 참가한 글로벌 문화교류 축제다. 2017년 유치 확정 후 6년간의 기간이 있었는데도 준비는 엉망이었다. 해외 언론들도 상황의 심각성을 보도하고 나섰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잼버리에 자녀를 보낸 영국 학부모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자녀들이 모기가 들끓는 곳에서 지내는 것은 물론 식량도 부족하고 화장실도 더럽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폭염 속 행사 안전이 우려된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소셜미디어에선 폭염과 침수 피해를 풍자하는 밈(인터넷 유행)까지 돌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영국 외교부는 현장에 외교관들을 파견해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미국은 600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을 경기 평택 미군기지로 데려갔다. 미국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폭염 피해를 우려해 새만금 대회 현장에 합류하지 않은 채 서울에 머물러 4만3000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회 현장 등록 인원이 2만9000여 명에 그치는 등 대회 초반부터 파행을 빚고 있다고 한다.

새만금 잼버리는 6000억원 이상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오히려 한류 브랜드를 깎아내리는 대회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뒤늦게나마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대회 지원 예비비 69억원 지출안을 재가했지만 여기에 그쳐선 안 된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안전을 확보하라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지시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출발은 엉성했지만 위기 대응 능력은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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