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M&A로 몸집 키울때…이마트, 상생회의 불려다녀

입력 2023-08-06 18:12   수정 2023-08-07 01:05


국내 상장 유통사의 현 주가는 대부분 역대 최악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마트 주가는 2011년 상장 이후 최저인 7만원대로 내려갔다. 미국 등 세계 주요 유통시장에선 인수합병(M&A)과 사업 다각화로 마트들이 몸집을 불리고, 유튜브 같은 빅테크는 e커머스 시장 공략에 여념이 없다.

이마트 주가는 해외 유통회사와 판이한 한국 유통업에 관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다. 전문가 사이에선 “정부가 전통시장 활성화 성과가 전무한 것으로 판명 난 의무휴업 규제조차 풀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민생 안정을 명분 삼은 정부의 각종 소집령에 응하느라 본업에 집중하지 못한 결과”란 지적이 나온다.
무한 확장하는 글로벌 대형마트
요즘 미국 대형마트업계 이목은 지난해 10월 발표된 2위 크로거의 3위 알버트슨 M&A에 관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독과점 승인 여부에 쏠려 있다. 크로거가 알버트슨을 인수하는 데 든 금액은 246억달러(약 31조3800억원)에 달한다.


인수 후 예상 시장점유율은 13%(2021년 기준)로, 월마트(22%)에 이은 초거대 마트 체인의 탄생이 예고됐다. 크로거가 노리는 건 규모의 경제다. 4996개 점포와 66개의 배송센터는 물론 미국 안팎 8500만 가구의 구매 데이터까지 확보하게 된다.

글로벌 대형마트들은 M&A 등을 통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데 여념이 없다. 월마트가 내세우는 ‘슈퍼 스토어’ 모델이다. 월마트 경영진은 “사업 영역을 e커머스, 금융, 건강&웰빙 서비스로 확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유튜브 등 빅테크는 국경 없는 온라인 세상에서 각국의 e커머스 시장 침공에 한창이다. 유튜브는 한국에서도 최근 ‘라이브 커머스’(라방)를 중심으로 한 쇼핑 채널을 신설했다.
성장 짓눌린 K유통
글로벌 유통 공룡들이 무한 확장하는 와중에 한국 대형마트는 ‘골목대장’도 버거운 실정이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매출 상위 250개사에 포함된 이마트 롯데쇼핑 등 여섯 곳의 해외매출 비중(평균)은 11.2%에 불과하다. 글로벌 평균(23.4%)에 한참 못 미치고 독일(53.2%), 프랑스(42.3%), 네덜란드(78.9%)와 비교하면 격차가 훨씬 크다.

좁은 내수시장은 쿠팡, 네이버 등 e커머스 강자까지 가세해 온·오프라인 간 ‘땅따먹기’가 한창이다. 온라인 1위 쿠팡이 작년 기준으로 1조6758억원(유로모니터 추산치) 규모에 불과한 헬스&뷰티(H&B) 시장을 두고 경쟁 중인 CJ올리브영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인플레이션 저지를 위해 영업이익률이 3%도 안 되는 대형마트에 가격 인하 압박을 거세게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낙농가와 우유업계의 원유(原乳) 가격 협상 타결에 따라 ‘흰 우유 L당 3000원 시대’ 진입이 유력해지자 “우유 가격에서 유통마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며 ‘유통’을 직격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 8월 국무조정실 규제심판회의 안건으로 선정된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 개선은 1년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마트 수익성이 지금처럼 바닥을 긴다면 새로운 혁신과 투자를 위한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유통산업이 e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대형마트의 방어력도 약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대형마트들이 활로를 찾기 위해선 M&A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일이 급선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문제는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대형마트가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유통사가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당국도 독과점을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M&A 등을 통한 업체 간 합종연횡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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