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을 찾은 KT가 올해 2분기 6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보다 25.5%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2분기를 통틀어 2011년 이후 최대치다. 업계에선 하반기엔 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오는 30일 김영섭 대표 내정자를 선임한 뒤 경영 정상화에 본격 속도가 붙을 전망이어서다.
다만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어든 1조622억원에 그쳤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4861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22.4% 급감한 탓이다.
회사 측은 2분기에 기존 주력인 유·무선 사업과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이 고르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유·무선 사업에선 상대적으로 요금제가 비싼 5세대(5G) 가입자가 928만명으로 늘었다. 휴대전화 가입자의 68%에 달한다. 1년 전(748만명)과 비교하면 14%포인트 높다.
KT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익성과 직결되는 프리미엄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초고속인터넷 역시 프리미엄 요금제에 해당하는 기가인터넷 판매 비중이 늘어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했다. 인터넷TV(IPTV)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한 것도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가 불어난 덕분이다.
KT 측은 “디지코 B2B 사업 수주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19% 늘었다”며 “올해 연말까지 확보한 수주만 3조원이 넘는다”고 했다. 기업인터넷 사업 등 B2B 통신사업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7.6% 증가했다.
금융·부동산 등 주요 그룹사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비씨카드는 전년 동기대비 5.9% 늘어난 매출을 거뒀다. 케이뱅크는 2분기 말 기준 수신·대출 잔액이 1년 전보다 각각 42.6%, 45.2% 증가했다. 다만 콘텐츠 자회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8% 감소했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도 사업 다변화 전략으로 균형잡힌 성장을 이어갔다”며 “신임 CEO 내정자를 중심으로 하반기에는 더 안정적인 경영 체제 속에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오는 30일 김 내정자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논의한다. 업계 관계자는 “DX 경험이 많은 김 내정자가 주요 신사업을 지휘하고, 통신 분야는 기존 네트워크 전문가인 서 부문장이 챙기는 흐름이 예상된다”며 “통신·비통신 두루 궤도에 올리겠다는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KT의 주가는 이날 직전 거래일보다 4.07% 오른 3만2000원에 장 마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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