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기업공개(IPO) 대어인 파두의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상장한 보로노이와 더블유씨피에 이어 대어들이 잇따라 증시 데뷔전에서 고전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예정된 공모기업의 가격 거품이 걷힐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기업가치가 클수록 공모주 수익률은 하락하는 ‘대어 필패’ 공식이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시가총액이 2조원에 달하던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 더블유씨피도 작년 9월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6만원) 대비 43.9% 하락했다. 작년 6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신약 개발사 보로노이 역시 상장일 공모가(4만원) 대비 36.3% 떨어졌다. 한때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된 이 회사는 상장 때 시가총액을 5000억원으로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공모주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겼다.
반면 시가총액 1000억원 안팎의 중소형 공모주는 최근 수익률이 200%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 6월 26일부터 새내기 종목의 상장일 가격 상승 폭이 공모가의 최고 400%로 확대된 영향이다. 이달 4일 상장한 엠아이큐브솔루션은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07.5% 높게 형성됐다. 지난달 상장한 뷰티스킨(109.6%), 센서뷰(182.2%), 필에너지(260.6%) 등도 모두 시초가에 팔았다면 100% 이상 높은 수익이 가능했다.
대규모 차익 실현 물량도 주가 상승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파두는 공모 물량과 기존 투자자들이 상장 당일 매도할 수 있는 물량이 전체 주식의 38.9%(1870만여 주)에 달했다.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이 첫날부터 쏟아지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수요예측 제도의 가격 발견 기능이 여전히 부실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기관들은 높은 가격과 많은 물량을 써낸 순서대로 주식을 배정받기 때문에 공모가를 높게 써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기관의 허수 청약 방지를 위해 상장일 가격 제한폭을 확대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기관의 주금납입 능력을 확인하고 수요예측 기간을 2영업일에서 5영업일로 늘렸다. 그러나 실효성을 거두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근본적 문제인 공모주 배정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허수 청약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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