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콘서트를 축구 경기장에서?…아레나급 공연장 없는 한국 [연계소문]

입력 2023-08-12 07:21   수정 2023-08-12 13:09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이하 '잼버리 K팝 콘서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공연은 당초 6일 새만금 잼버리 현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일정과 장소를 변경해 열렸다. 현장에는 140여개국 4만여 잼버리 대원들이 운집해 뉴진스, 아이브, NCT 드림 등 총 19팀의 무대를 즐겼다.

공연 장소가 긴급하게 바뀌는 과정에서 일부 축구 팬들의 반발이 있기도 했다. 리그가 진행 중인 와중에 대규모 콘서트가 진행돼 잔디가 훼손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2021년 10억을 들여 하이브리드 잔디를 깔았던 바다.

앞서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대변인은 이번 '잼버리 K팝 콘서트'와 관련해 "잔디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대 설치에 유의했다"면서 훼손 우려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복원될 수 있도록 확보된 예산을 통해 축구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장에는 잔디 보호 매트가 깔렸고 그 위에 좌석이 설치됐다. 공연을 무사히 마침에 따라 이제는 복구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12일 무대와 장비 등을 철거하며 다음 날인 13일 잔디 상태에 대한 점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복구 작업에 돌입한다.


일각에서는 국격 회복의 대안으로까지 언급된 K팝의 '갈 곳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국에는 대중음악 공연을 전문으로 하는 아레나급(1만~2만) 이상의 공연장이 없다. 아이돌은 주로 고척돔(1만7000~2만석), 올림픽체조경기장(KSPO DOME·1만5000석), 잠실실내체육관(5000석) 등에서 공연한다.

이번 경우처럼 4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은 더욱 손에 꼽는다. 지난해 회차당 4만명 이상의 관객이 몰린 아이유 콘서트를 비롯해 올해 회차당 3만5000명이 운집한 조용필·싸이, 5만명을 동원한 브루노 마스의 공연은 모두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진행됐다. 최근 주경기장이 리모델링에 들어감에 따라 업계에서는 대규모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엔터 업계 한 관계자는 "K팝 공연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데 공연장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면서 "공간의 용도에 맞게 스포츠 경기를 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곳들이 많다 보니 의도치 않게 서로 불편한 상황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유명 팝가수들의 내한 공연을 다수 진행한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김형일 대표는 "공연장의 필요성은 항상 느낀다"면서도 "공연장을 새로 짓는 데에는 돈과 시간이 많이 들고, 특히 2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전문 공연장을 만든다면 실질적으로 그만큼 모객할 아티스트가 많은지, 또 그들이 한국에서 공연을 자주 할 것인지 등의 문제도 있을 것"이라며 가용성에 물음표를 남겼다.

그는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 사례를 봐도 테일러 스위프트, 콜드플레이 등의 대규모 공연은 모두 경기가 진행되는 스타디움에서 한다. 결국 운동 경기와 공연이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것"이라며 "전문적으로 잔디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국내에서도 스포츠계와 음악계가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더 빠른 길"이라고 전했다.


한편 K팝의 인기가 급증하며 국내에서도 1~2만명 규모의 아레나를 짓기 위한 시도는 이루어지고 있다. 연말에 인천 영종도에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들어서며 '한국의 첫 K팝 전용 아레나' 타이틀을 가져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서울 창동에 '서울 아레나', 경기 고양시에 'CJ라이브시티' 등이 예고된 상태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경기장과 전문 공연장은 음향, 객석 컨디션 등에서 차이가 난다. 또 돔구장이 아닌 곳에서 공연하면 날씨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면서 "관객들이 양질의 공연을 더 좋은 환경에서 오롯이 느껴볼 기회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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