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케미칼, '적자' 中 합작공장 손절

입력 2023-08-16 18:15   수정 2023-09-01 09:19

롯데케미칼이 중국 화학 기업과의 합작공장인 롯데삼강케미칼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증설로 손실이 불어나고 있는 범용제품 사업을 과감히 정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중국 자싱시에 있는 롯데삼강케미칼을 합작 파트너인 삼강화공유한공사에 최근 매각을 완료했다. 이 법인은 롯데케미칼이 2010년 삼강화공과 50 대 50으로 각각 9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다. 회사 측은 매각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적자 누적으로 자본잠식 상태여서 투자 금액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에 지분을 팔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삼강케미칼은 현지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급증하며 2010년 법인을 설립하고 공장을 세웠다. 생산 제품인 에틸렌옥시드(EO)는 계면활성제, 부동액,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터의 원료다. 회사는 롯데삼강케미칼의 EO를 공급받아 에탄올아민(ETA)을 생산하는 자싱법인도 같은 해 신설했다.

하지만 현지 화학기업이 경쟁적으로 생산 설비를 늘리면서 EO의 판매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롯데삼강케미칼은 2021년 138억원의 적자를 냈고, 지난해엔 375억원으로 손실이 불어났다. ETA 시장도 같은 상황이라 자싱공장도 적자 수렁에 빠져 있다. 롯데삼강케미칼뿐 아니라 다른 법인도 정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이 합작사를 정리한 이유는 범용성 제품 사업을 축소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중국 기업들이 생산량을 늘리면 이들 제품의 시황이 예전만큼 개선되지 못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중국뿐 아니라 다른 해외 법인도 구조조정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엔 파키스탄에 있는 테레프탈산(PTA) 생산 공장을 약 1900억원에 매각했다. 폴란드에 있는 판매 법인도 청산해 독일 판매 법인으로 역할을 이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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