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잇·트렌비·발란, 명품 플랫폼 3사 합병 무산

입력 2023-08-21 16:04   수정 2023-08-21 16:05

물밑에서 추진돼 온 명품 플랫폼 3사 간 합병이 결국 결렬됐다. 규모의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합병을 위한 실사를 진행했지만 최종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3사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 간 합병 논의가 최종 무산됐다. 이들이 처음 머리를 맞댄 건 올해 초였다. 지속되는 경영 위기를 타개하고자 합병이란 묘수를 짰다. 이달 말을 목표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었다. 실사 막바지까지 갔지만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명품 플랫폼은 한때 급속도로 성장하며 주목받았던 시장이다.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3사로 시장이 재편됐다. 팬데믹 기간 사이좋게 몸집을 키웠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에 발목이 잡혔다. 주지훈(머스트잇), 김희애·김우빈(트렌비), 김혜수(발란)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인지도를 높였지만 수백억원의 비용을 감내해야 했다.

3사 모두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이들은 서로 1위라고 주장해왔다. 거래액, 매출, 영업이익에 따라 순위가 치열하게 바뀌었다. 작년 기준 거래액은 발란(6800억원) 트렌비(5000억원) 머스트잇(3827억원) 순, 매출은 발란(891억원) 머스트잇(331억원) 트렌비(225억원) 순이었다.

모두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 영업손실은 발란(374억원) 트렌비(233억원) 머스트잇(168억원) 순으로 컸다. 수익성만 악화한 게 아니었다. 소비자도 대거 이탈했다. 각사의 평균 월간 순이용자(MAU)는 한때 60만여 명에서 현재 30만 명대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짝퉁 논란’이 기름을 부었다. 가품을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비자의 신뢰가 크게 추락했다.

계속되는 경영 위기에 “회사를 하나로 합쳐 지금의 출혈 경쟁을 함께 멈추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합병비율 산정 단계에서 협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모두가 만족하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신규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소폭 낮추는 데엔 합의했지만 재산정이 쉽지 않았다. 각사 기업가치는 직전 투자 유치 기준으로 머스트잇이 4500억원, 발란이 3000억원, 트렌비가 2800억원이다. 투자 유치 시기는 작년 중하순으로 대체로 비슷했다.

합병 시도가 수포로 돌아가면서 다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장은 구조조정과 비용 감축에 나서면서 유동성이 회복되는 시점을 기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독자 노선을 위한 전략 재수립에도 나설 전망이다. 트렌비는 명품 중고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발란을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머스트잇은 풀필먼트 서비스 사업을 새로 시작한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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