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어섰다. 해외에 첫 법인을 설립한 지 20년 만에 자기자본이 600배로 불어났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달러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 금융권을 통틀어 가장 성공적인 해외 진출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룹 안팎에선 차별화한 현지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온라인 거래 문화가 발달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선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현지에서 최초로 MTS와 HTS를 도입해 온라인 거래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미래에셋의 지난해 주식 거래 점유율은 8.15%로 전체 증권사 중 1위다.
ETF 시장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미래에셋그룹은 2018년 미국 ETF 업체인 글로벌엑스(Global X)를 4억8800만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6월엔 Global X와 함께 호주 ETF 운용사 ‘ETF Securities’를 인수했다. 올 들어선 영국의 금융회사인 GHCO를 3500만달러에 매입했다. 이 회사는 ETF의 LP(자금공급) 역할을 하는 회사다.
이런 성과는 박 회장이 뚝심으로 밀어붙인 결과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박 회장은 2018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언하고 경영 전면에서 물러나면서도 그룹 GSO(글로벌 전략고문)라는 직책을 맡아 해외 사업의 큰 틀을 여전히 챙기고 있다. 그룹 계열사의 한 경영진은 사석에서 “글로벌 투자자 등과의 미팅 일정이 빼곡해 박 회장과 면담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박 회장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는 해외 금융업체 투자 및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6일 호주 1위의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인 스탁스팟을 2800만호주달러(약 240억원)에 인수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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