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쏟아붓고도 매년 수백억 적자…CJ '골칫거리' 된 회사

입력 2023-08-28 10:39   수정 2023-08-29 15:58

이 기사는 08월 28일 10:3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CJ ENM이 창사 이래 최대 '빅딜'이었던 피프스시즌(옛 엔데버컨텐츠) 인수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재작년 1조원을 투입해 헐리우드 콘텐츠 제작사를 인수하면서 미국에 'K컬처' 교두보를 놓았다고 평가 받았지만 현실은 냉엄했다. 부실 실사 후유증이 불거진 데다 컨텐츠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까지 급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프스시즌 M&A 이후 손실 부메랑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 5월부터 진행한 피프스시즌의 자금유치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CJ ENM은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억달러 규모 신주 발행을 추진해왔지만 인수 측과 눈높이 차이로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CJ ENM은 피프스시즌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CJ ENM은 피프스시즌을 포함한 자회사들의 적자로 창사 이후 최대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피프스시즌은 연간 692억원 적자를 본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93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CJ ENM은 인수 과정에서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이 투입하면서 재무부담이 대폭 늘어 신용등급 하향 위기에 처했다. 상반기 보유 중인 삼성생명 주식과 LG헬로비전을 매각하고, 최근 하이브와 세운 합작법인 빌리프랩 지분을 하이브에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CJ ENM 내부에선 피프스시즌의 손실을 일회성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제작 일정이 밀리며 나타난 손실로 본 것이다. 하지만 인수후통합(PMI) 과정에서 회사에 대한 상세 실사를 진행하면서 올해 이후도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을 바꿨다. 올해부터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과 미국작가조합(WGA)이 동시에 파업을 하면서 작품 제작이 줄줄이 지연된 점도 악재다. CJ ENM은 피프스시즌이 올해 24~28편의 작품을 제작할 것이라 밝혔지만 파업 여파로 상반기 3편을 제작하는 데 그쳤다.
긴 호흡 필요한 글로벌 컨텐츠 M&A
당시 현지 기업들에 붙었던 컨텐츠 제작사에 대한 프리미엄이 수직 하락한 점도 악재다. CJ ENM가 피프스시즌 인수를 단행할 당시 비교그룹으로 거론된 회사는 미국 유명 배우 리즈 위더스푼이 설립한 드라마제작사인 헬로선샤인이다. 당시 1조원 몸값을 인정받으며 지분 절반가량을 블랙스톤에 매각하기도 했다. 창업 5년만에 잭팟이었다. 하지만 헬로선샤인은 매각 직후 현지에서도 대표적인 '유동성 거품'으로 언급되면서 블랙스톤의 아픈 손가락으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 초 그룹 경영진단 과정에서도 피프스시즌의 실적 부진 문제가 크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CJ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인수 당시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겐 피프스시즌이 흑자회사로 보고가 됐는데 적자가 지속되면서 연 초 경영진단이 두 차례 반복돼 진행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IB업계에선 인수 당시 강하게 밀어붙인 최고경영진이 정작 의사결정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도 나온다. CJ그룹은 2018년에도 약 2조원을 투입해 인수한 미국 쉬완스컴퍼니가 초기 실적 부진을 보이며 어려움을 겪자 IB출신 등 담당 실무진들에게 책임을 묻기도 했다.

글로벌 콘텐츠 M&A를 단기적인 재무 성과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시각도 짙다. 현지 진입을 위한 일종의 장기적인 진입비용으로 이해해야한다는 평가가 대표적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2021년 미국 작가협회가 한 기업이 드라마 제작사와 유통사를 모두 담당하는 구조가 독점에 가깝다며 파업하면서 피프스시즌 등 우수한 제작사가 예상치 못하게 매물로 나왔다"라며 "현지에선 생소한 국내 기업이 기회를 잡으려면 일정 정도 프리미엄을 제공해야 했던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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