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치 일감 쌓였다" 대박 난 K조선…수주 200% 초과한 비결

입력 2023-08-27 13:24   수정 2023-08-27 16:44


지난 25일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 생산시설 중 하나인 안벽(선박을 해안에 접안시켜 의장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물)에 설치된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의 화물창 안으로 들어가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 속에 지난주 휴가에서 복귀한 근로자들이 한창 작업중이었다. 완성되면 LNG로 가득찰 화물창의 밀폐를 위해 로봇 등의 자동화장비가 용접한 걸 근로자들이 꼼꼼하게 점검하는 절차다.

LNG운반선을 나오자 서남해안을 따라 늘어선 2개의 도크와 1개의 육상건조시설, 6기의 골리앗크레인 등에도 선박들로 가득차 있었다. 이 회사 임윤선 책임매니저는 “3년 반치의 일감이 쌓여있어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작업하는 게 요즘의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이미 올 수주 목표 2배 초과
한국삼호중공업은 국내 조선사들 중 유일하게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했다. 올 들어 16일까지 수주한 선박은 58억3000만달러(약 7조8000억원)어치로, 작년 말에 이 회사가 세운 올해 수주 목표액(26억달러)의 224%가 넘는 실적을 냈다.

HD한국조선해양의 다른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올 들어 수주 실적은 목표액의 67%, 90%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올해 수주의 절반을 넘겼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삼호중공업의 실적이 월등한 것이지 다른 조선사들도 주목받을 성적”이라고 했다.

이미 일감을 많이 쌓아둔 현대삼호중공업은 올 들어선 비싼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수주한 34척의 선박중에 LNG운반선과 LPG운반선이 13척, 컨테이너선이 19척 등으로 모두 고부가가치 선박이었다.

김진배 현대삼호중공업 계약관리 상무는 “작년에도 86억달러 이상을 수주해서 올 들어 수주를 탄력적으로 하려고 했는데도 각국의 선주로부터 계약이 쏟아졌다”며 “선종별로 도크가 다르기 때문에 생산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전략을 세워 수주 계획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 랠리로 영암군도 활기를 띠고 있다. 2011년 6만명을 넘었던 인구는 조선업 쇠퇴로 2021년 5만2000명으로 주저 앉았다가 작년에 5만3052명으로 반등했다. 2700명의 현대삼호중공업의 외국인 근로자까지 합하면 실제로는 생활인구는 더 많이 늘었다.
○그룹의 최신선박 건조 ‘테스트베드’
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 대박의 첫번째 비결은 최신시설을 토대로 한 높은 생산성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의 마지막 도크는 국내 모든 조선소 중에 가장 늦은 2009년에 제작됐다. 서창수 현대삼호중공업 총무부장은 “최신시설이지만, 꾸준히 설비와 레이아웃을 개선하며 최적화하고 있다”며 “용접 자동화 등으로 생산성도 높였는데, 중국 조선소보다 가격이 20%가량 비싸도 납기와 품질을 맞출 수 있어 외국 선주들이 찾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태풍의 통상 경로에서 벗어난 서남해안에 조선소가 위치해 작업일이 많고, 협력사들이 조선소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영암의 대불공단에 몰려 있어 불록 제작과 운송에 최적화 돼 있다는 지리적 요인도 거론된다.

특히 HD현대의 브랜드 이미지를 함께 공유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상호 협력을 통해 수주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그룹 조선 부문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현대미포조선은 중형선에 특화하고, 현대삼호중공업과 HD현대중공업이 각자의 도크 상황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이 조율을 하면서 영업 활동을 펼쳐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이런 이유들이 합쳐져 현대삼호중공업이 그룹 차원에서 고부가가치 최신 선박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게 됐다. 최근 친환경선박으로 가격이 치솟고 있는 메탄올선의 경우 현대삼호중공업은 19척을 수주한 상태다.

영암=김재후/김형규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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