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안된다" 만류에도…대기업 나와 매출 6000억 '대박' [김병근의 남다른中企]

입력 2023-08-28 10:43   수정 2023-08-28 11:12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창업 3년 만에 연간 100억원어치를 수출하는 기업을 일궜다. 2년 후 수출 규모는 300억원으로 불어났지만 오퍼상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직접 제조할 아이템을 찾아나섰다. "절대 안 된다"고 만류하는 주변 반대를 무릅쓰고 이동형 내비게이션이 한창 유행하던 2005년, 거꾸로 매립형 제품 국산화에 사활을 걸었다.

'유행은 돌고 돌아 다시 매립형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중동과 브라질 등 당시 신흥국가 수출길을 열어젖힌 데 이어 내수까지 개척하며 국내 1위(대기업 제외) 내비게이션 기업으로 우뚝 섰다. 연 매출 6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문 중견기업 모트렉스 얘기다.

이형환 모트렉스 대표(사진)는 "내비게이션 잘한다는 전국에 있는 전문가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기술을 배웠다"며 "느리고 비싼 데다 업그레이드도 잘 안되던 기존 외산 매립형 제품의 문제를 국산화를 통해 해결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모트렉스는 현대자동차에서 구매 담당 대리이던 이 대표가 2001년 회사를 나와 창업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겪으며 생긴 지속 가능한 직장에 대한 회의감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창업 23년째인 올해 상반기 매출 2970억원, 영업이익 328억원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16년 수출 1억 달러에 이어 최근 수출 규모를 2000억원 이상으로 끌어 올리며 국가 경제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로부터 '한국을 빛낸 무역인상'을 받았다. 올해 연간으로는 창사 이래 처음 연간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빠른 성장 비결은 전기차 및 자율주행 트렌드로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과거엔 디스플레이가 1개 장착된 차가 대부분이고 비싼 수입차들이나 2~3개 있었다"며 "지금은 보통이 2개, 많은 차는 7~8개까지 디스플레이가 설치되는 등 수량이 확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수량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화면이 커지고 고화질화하는 가운데 다양한 성능이 더해지면서 부가가치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모비스와 LG전자 등 두 곳의 대기업 외 중견기업 중에선 국내에서 모트렉스만 양산기술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직원 2명 중 1명꼴로 연구개발(R&D) 인력인 것도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꼽힌다. 국내 직원 370명 중 절반가량이 개발자이며 매해 R&D에 2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이형환 대표는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자율주행 기능이 진화하면서 인포테인먼트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술 초격차를 벌리고 3년 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성남=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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