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한국형 비만약, 3년내 선보일 것"

입력 2023-08-29 17:53   수정 2023-08-30 09:15

이르면 10월에 첫 국산 GLP-1 계열 비만약 임상 3상시험이 시작된다. 한미약품이 지난달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를 신청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 속도를 높이면서다. 제품 출시 목표는 2026년이다. 서구권보다 비만도가 심하지 않은 한국형 비만약으로 개발한 뒤 중국 일본 등에 수출하는 전략도 가동할 계획이다.

10월 임상, 2026년 시판 목표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전무)은 29일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식약처 임상 승인이 이뤄지면 바로 임상시험에 들어가도록 준비를 마쳤다”며 “이르면 10월부터 임상 개발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구체적인 개발 시간표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약품에 24년간 근무하면서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의 성공을 이끈 김 본부장이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을 지휘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내부적으로 이 약을 한국형 비만약으로 개발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올해 4월이다. 이후 허가 서류를 3개월 만에 식약처에 제출했을 정도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시험에서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관찰하는 기간은 1년이다. 이를 고려하면 2026년 출시 목표는 상당히 빠른 속도다.

그는 “2026년 출시해야 시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며 “평택에 있는 바이오플랜트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상용화되면 공급 속도를 높이고 원가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 유통되는 GLP-1 계열 치료제는 모두 해외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한미의 신약 DNA 자극한 ‘오래된 유산’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시험 대상은 450명 정도다. 다른 글로벌 제약사의 GLP-1 계열 비만약 임상시험엔 전체 대상군 1500명 중 한국인이 48명에 불과했다. 임상시험이 본격화하면 바이오플랜트의 가동률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엔 오랜 기간 아픈 손가락이었다.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최대 5조원 계약을 맺고 당뇨약으로 기술 수출한 것은 2015년. 이후 5년 만에 사노피는 개발을 포기하고 이 약의 개발권을 반환했다.

같은 해 세상을 떠난 임성기 한미약품 선대회장이 생전 ‘신약 개발의 꿈’을 실현해줄 것이라고 믿고 열정을 다해 개발하던 제품이다. 올해 이 약의 개발 동력을 다시 끌어올린 것도 이런 ‘한미의 레거시(유산)’였다.

김 본부장은 신약 후보물질을 정하는 사내 프레젠테이션 당시 이런 유산을 지켜내겠다고 임원진을 설득했다. 최근 전략기획실장으로 부임한 임주현 사장은 이 발표를 보며 강한 개발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신약’ 기업 변신 기반되나
이번 임상시험이 시작되면 한미약품이 자체 진행하는 첫 신약 임상 3상이 된다. 복제약에서 복합제 개량신약, 신약 등 차례로 성장 단계를 밟아온 한미약품의 50년 역사에도 의미가 큰 도약이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시험 대상을 서구권 비만 기준인 체질량지수(BMI) 30 대신 BMI 25 이상으로 확대해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BMI 30 이상 고도비만 유병률은 7%에 불과하다. BMI 25 이상 비만은 32%다. 서구권과 달리 고도비만은 적지만 복부비만이 많은 특성을 고려해 한국에 맞는 비만 데이터를 쌓겠다는 취지다.

글로벌 제약사의 비만 신약을 투여할 만큼 많은 감량이 필요하지 않은 아시아인 특성에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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