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AI로 보이스피싱 의심 거래 잡는다

입력 2023-09-03 17:30   수정 2023-09-04 01:13

농협은행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예방 등 소비자 보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보이스피싱을 24시간 상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구축한 데 이어 연말까지 AI가 고객의 위치 정보 등을 분석해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예방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보이스피싱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하는 가운데 AI가 금융회사의 소비자 보호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로 ‘3단계 예방’ 시스템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AI 기술로 보이스피싱 의심 거래를 미리 포착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 의심계좌 모니터링 신시스템’(가칭·신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고객의 금융거래 패턴과 자금 흐름, 오픈뱅킹 변경 내역 등 금융과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고객의 위치정보 및 스마트폰 앱 내 악성·원격 앱 설치 여부 등 각종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보이스피싱 의심 거래를 ‘핀셋’ 검출하는 시스템이다.

올해 개발을 완료해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신시스템은 AI가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능도 도입한다. 범죄 수법이 교묘해져도 축적된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시스템의 보이스피싱 예방 성능을 실시간으로 강화한다는 게 농협은행의 설명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4월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를 연중무휴 24시간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모니터링 전담 인력을 기존 8명에서 17명으로 늘렸다.

보이스피싱 일당이 은행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심야에 돈을 분할해 인출하는 수법을 쓰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31억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는 효과를 거뒀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완벽하지는 못했다. 농협은행이 AI 기반의 신시스템을 도입하는 이유다.

장종환 농협은행 금융소비자보호부문장(부행장)은 “AI를 활용한 신시스템이 보급되면 인력 기반의 기존 보이스피싱 예방 업무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점포 창구 직원의 대면 예방과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의 원격 예방에 더해 AI의 실시간 예방까지 ‘3단계 예방 시스템’이 구축되면 보이스피싱 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불완전판매 여부도 AI가 감시
AI를 활용한 소비자보호 활동은 보이스피싱 예방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농협은행은 펀드 등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직원의 설명을 음성인식(STT) 기술로 문자화한 뒤 AI가 이를 자체 분석해 불완전판매 요소가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완판알리미’ 시스템을 지난 3월 개발해 보급 중이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으로 대두된 불완전판매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다른 시중은행도 AI를 소비자 보호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 3월 은행권 최초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AI를 활용해 보이스피싱 의심거래를 모니터링하는 ‘AI 이상행동탐지 ATM’을 도입했다. 고객이 ATM 거래 중 통화하거나 선글라스, 모자를 착용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면 AI가 이를 탐지해 주의 문구를 보내고 추가 본인인증을 요구하는 시스템이다.

하나은행도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사례의 패턴을 AI에 학습시켜 이상거래를 탐지하는 AI 기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2018년부터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은 작년 1월부터 악성 앱 탐지 후 삭제 안내가 이뤄졌는데도 악성 앱을 삭제하지 않은 고객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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