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추석 앞두고 '들썩'…석 달 만에 다시 3%대로

입력 2023-09-05 18:41   수정 2023-09-06 01:35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3%대에 재진입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기름값이 오른 데다 폭염과 폭우로 농산물 가격까지 상승하면서다. 특히 농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5.4% 뛰면서 추석 연휴(9월 28일~10월 3일)를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지난 6월(2.7%)과 7월(2.3%) 2%대로 내려앉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반등한 것이다. 4월(3.7%) 이후 4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선 것은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7월만 해도 석유류 가격은 1년 전 대비 25.9%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11.0%에 그쳤다. 하락폭이 줄어든 것은 국제 유가 불안이 지난달 국내 물가에 본격 반영됐기 때문이다. 비교 시점인 지난해 8월 석유류 가격이 꺾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폭염, 폭우 등으로 농산물 물가는 5.4% 올랐다. 과실 물가 상승폭은 13.1%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봄철 저온과 서리 피해를 본 사과 가격 상승폭(30.5%)이 가장 컸다.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3.9% 올랐다. 4월(4.4%) 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3.3%로 7월과 같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는 변동이 없었다. 외식, 여행 등 개인서비스 물가도 둔화세가 이어졌다.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4.3%로 작년 2월(4.3%) 이후 18개월 만의 최저였다.
사과 60%·배 27% 급등…"성수품 비축량 최대로 푼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커졌지만 예상 경로를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5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에도 8월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10월 이후에는 개인서비스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농산물 가격도 계절적으로 안정되면서 4분기 중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차관은 “(농산물 가격 상승 등) 일시적 요인들이 완화되면서 10월 이후부터는 물가가 다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하지만 당장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점은 부담이다. 지난달 농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오르면서 전체 소비자물가를 0.26%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과일 물가는 13.1% 상승해 지난해 1월(13.6%) 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사과(30.5%) 복숭아(23.8%) 등의 가격이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9월 들어서도 추석상에 오르는 사과, 배 등 과일 가격이 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4일 사과(홍로·상품) 도매가격은 10㎏에 8만4800원으로 1년 전(5만3025원)보다 59.9% 뛰었다. 평년에 비해선 66.2% 올랐다. 배(원황·상품) 도매가격은 15㎏에 5만6780원으로 1년 전(4만4575원)보다 27.4% 상승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7일부터 사과, 배, 소고기 등 20대 추석 성수품을 최대 16만t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1만t 늘렸다. 정부 비축 물량 등을 통해 추석 성수품 가격 안정화에 나선다. 정부는 20대 추석 성수품 가격을 1년 전보다 5%가량 낮은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8일까지 670억원을 투입해 농축산물 할인행사도 연다. 정부는 마트 자체 할인에 정부 지원까지 더해 최대 40% 할인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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