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미생물 10개 중 3개는 이것' 韓 연구진 세계 첫 배양 성공

입력 2023-09-05 16:40   수정 2023-09-05 16:41

생물의 기원이 바다라는 건 잘 알려져 있다. 해수 1ml엔 무려 백만 개가 넘는 미생물이 산다. 이들이 탄소와 에너지 등을 순환시키며 기후 등 지구의 상태를 조절한다. 1990년대부터 메타게놈(특정 환경에서 추출한 핵산에 존재하는 유전체) 분석을 통해 해양 미생물의 막대한 분포량과 다양성이 밝혀져 왔다. 그러나 대부분 미생물은 실험실에서 배양을 하기가 어려워 실체 파악이 힘들다.

심해 미생물 군집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사르202' 세균은 1993년 버뮤다 해역의 메타게놈 분석을 통해 처음 존재가 드러났다. 그러나 이후 이 세균을 실험실에서 배양한 경우는 없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은 조장천 인하대 생명과학과 교수가 사르202 세균의 실험실 배양과 게놈 해독에 처음 성공했다고 5일 발표했다.

연구는 2017년부터 시작됐다. 연구팀은 서해 가로림만에서 바닷물을 채취해 배지로 만들고 몇 개 미생물 세포를 주입한 후 한 달동안 빛을 주지 않고 배양했다. 가로림만 연안 해수는 10월 무렵 고세균 번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서해 시료에서 24개의 사르202 균주를 획득하고 전체 게놈 서열을 규명했다. 사르202 균이 푸코스, 람노스, 푸코네이트 등 다양한 유기물을 이용해 실험실에서 자란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르202가 심해 유기물을 먹어치우는 청소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또 사르202 균은 3일에 한번 분열하며 매우 느리게 자라고, 빛에 노출되면 성장을 멈추고 죽는 것을 발견했다. 또 일반적 세균의 운동기구인 편모가 아니라 고세균(Archaea)의 특징인 아케엘라 운동 유전자를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그동안 메타게놈으로만 존재가 예측됐던 사르202 세균의 순수배양에 처음 성공했다"며 "후속 연구로 사르202 세균에 존재하는 수많은 유기물 분해 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사업과 선도연구센터 사업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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