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신약, 글로벌 임상 속속 돌입

입력 2023-09-05 17:59   수정 2023-09-13 20:33

인공지능(AI)을 통해 차세대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경기 침체로 제약사의 연구개발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은 비용을 절감하고 개발 일정을 단축하며 불치병도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현재 항암제, 염증성질환·신경질환 치료제 등 AI가 설계한 여러 신약 후보물질이 개발 중이다. AI 신약 개발사들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 임상을 통한 효능 검증 경쟁에 들어갔다.

“신약 개발 비용 10분의 1로”
5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8043억원에서 2027년 5조2800억원으로 5년간 6.5배로 커질 전망이다. 신약 개발에서 AI가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연평균 45.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신약 개발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과 비용 절감이다. 기존의 신약 개발 과정은 물질 발굴 5년, 전임상 1년 반, 임상시험 6년, 허가 검토·승인 2년 등으로 최소 15년이 소요된다. AI 신약 개발은 주로 전임상 진입 전까지 활용된다. AI 알고리즘이 수백만 편 이상의 논문을 학습해 5년 이상 걸리는 물질 발굴 단계를 수개월로 줄였다. 미국 AI 신약 개발사인 리커전 파마슈티컬스의 크리스 깁슨 창업주는 “박사 과정 5년간 진행한 모든 실험을 AI는 15분마다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사인 인실리코 메디슨이 AI 플랫폼으로 도출한 특발성 폐섬유화증 신약 ‘INS018_055’의 경우 기존 대비 물질 발굴 기간이 3분의 1로 단축됐고 개발 비용은 10분의 1로 낮아졌다.
신약 효능 내년부터 발표
슈뢰딩거(AI 신약 개발사)와 BMS(글로벌 제약사), 리커전 파마슈티컬스와 로슈·바이엘 등 그동안 후보물질 탐색을 위한 ‘합종연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AI 신약 개발사들은 대형 제약사와의 협업에 그치지 않고 직접 임상을 수행하며 효능 검증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에서 신약 출시 다음으로 고부가 가치 영역은 임상 착수 파이프라인(치료 후보물질)의 기술 수출”이라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임상까지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11곳의 AI 신약 개발사가 AI로 도출한 후보물질로 임상에 들어갔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국내 AI 신약 개발사 중 유일하게 임상에 나선 파이프라인(PHI-101)을 보유하고 있다. PHI-101은 재발성·불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 후보물질로 현재 다국적 임상 1b상이 진행 중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 보로노이도 자체 비소세포폐암 신약 후보물질 ‘VRN11’에 대해 지난 6월 임상 1상 계획서(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AI 설계’ 신약 효능은 내년부터 발표될 전망이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AI가 발굴한 신약이 최초로 유효성 입증까지 성공한 사례가 나온다면 환자들은 이전에 볼 수 없던 속도로 혁신적인 약물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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