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 개발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과 비용 절감이다. 기존의 신약 개발 과정은 물질 발굴 5년, 전임상 1년 반, 임상시험 6년, 허가 검토·승인 2년 등으로 최소 15년이 소요된다. AI 신약 개발은 주로 전임상 진입 전까지 활용된다. AI 알고리즘이 수백만 편 이상의 논문을 학습해 5년 이상 걸리는 물질 발굴 단계를 수개월로 줄였다. 미국 AI 신약 개발사인 리커전 파마슈티컬스의 크리스 깁슨 창업주는 “박사 과정 5년간 진행한 모든 실험을 AI는 15분마다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사인 인실리코 메디슨이 AI 플랫폼으로 도출한 특발성 폐섬유화증 신약 ‘INS018_055’의 경우 기존 대비 물질 발굴 기간이 3분의 1로 단축됐고 개발 비용은 10분의 1로 낮아졌다.
세계적으로 11곳의 AI 신약 개발사가 AI로 도출한 후보물질로 임상에 들어갔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국내 AI 신약 개발사 중 유일하게 임상에 나선 파이프라인(PHI-101)을 보유하고 있다. PHI-101은 재발성·불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 후보물질로 현재 다국적 임상 1b상이 진행 중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 보로노이도 자체 비소세포폐암 신약 후보물질 ‘VRN11’에 대해 지난 6월 임상 1상 계획서(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AI 설계’ 신약 효능은 내년부터 발표될 전망이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AI가 발굴한 신약이 최초로 유효성 입증까지 성공한 사례가 나온다면 환자들은 이전에 볼 수 없던 속도로 혁신적인 약물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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