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테슬라의 슈퍼컴퓨터

입력 2023-09-12 17:58   수정 2023-09-13 00:51

2021년 8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 인공지능(AI) 데이 행사에서 자율주행 AI 학습에 최적화한 슈퍼컴퓨터 ‘도조’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2년 후인 지난 7월 도조 생산을 시작했다. 모건스탠리는 도조가 테슬라의 기업가치를 5000억달러(약 664조원) 추가로 끌어올릴 것으로 최근 평가했다.

테슬라는 이미 최고 성능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 데이터가 쌓이는 속도가 너무 빨라 기존 컴퓨터로는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 직접 설계한 칩(D1)을 적용해 성능을 대폭 높인 슈퍼컴퓨터를 개발했다. 테슬라는 도조가 내년 10월쯤 100엑사플롭스(EF: 1초에 100경 번 연산)의 연산 능력을 달성해 세계 최강 슈퍼컴퓨터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슈퍼컴퓨터는 많은 연산 제어용 칩을 병렬로 연결해 계산 속도를 높인다. 이렇게 많은 칩을 연결하다 보면 데이터 전송 병목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함으로써 연산 속도를 올리는 것이 슈퍼컴퓨터의 경쟁력을 가른다. 하지만 슈퍼컴퓨터와는 차원이 다른, 무려 1억 배 빠른 초강력 컴퓨터가 있다. 현존하는 최고 과학기술의 집약체이자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양자컴퓨터다. AI나 딥러닝 알고리즘 발전 등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또 다른 혁명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의 컴퓨터는 0과 1로 이뤄진 정보 단위인 ‘비트’가 기본이 돼 작동한다. 반면 양자컴퓨터의 정보 단위인 큐비트는 양자 중첩을 이용해 00, 01, 10, 11 같은 정보를 동시에 표현한다. 중첩 상태의 병렬 계산을 하는 양자컴퓨터의 정보 처리 속도는 순차 계산을 하는 기존 컴퓨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구글이 개발한 양자컴퓨터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리는 연산을 불과 3분20초 만에 끝냈다. 다만 양자컴퓨터는 상용화에 10~15년 더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테슬라가 양자컴퓨터 대신 슈퍼컴퓨터 개발에 나선 이유다. 가뜩이나 소프트웨어가 강한 테슬라가 앞으로 얼마나 더 강해질지, 경쟁사로선 부러움 반, 두려움 반일 것 같다.

전설리 논설위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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