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아빠가 7년간 성폭행…할머니도 "안 피한 네 잘못이지"

입력 2023-09-16 21:37   수정 2023-09-17 03:00

미성년자였던 자신을 7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던 친부가 출소했다. 피해자는 보복 범죄를 당할까봐 극심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지난 14일 MBC '실화탐사대'에 피해자 A씨(24)가 출연해 과거 피해 사실을 알리고 후유증이 성인이 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 A씨는 직접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빠랑 소송 중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도움을 요청한 바 있다.

대구지법 판결문 등에 따르면 A씨는 초등학교 1학년이던 2007년부터 15세가 되기까지 7년간 친부에게 상습적 강제 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친부는 2007년 하반기 대구 수성구 소재 주거지에서 A씨를 강제 추행하기로 마음 먹고 A씨에게 "같이 목욕하자"고 말했다. 친부는 자신과 A씨 모두 옷을 벗은 상태에서, A씨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히고 성기를 문질렀다.

2010년 초부터 친부는 A씨와 그 오빠에 대해 머리, 배, 온몸 등을 중심으로 폭행했다. 친부가 술을 마시고 A씨와 오빠를 폭행하는 정도는 해마다 점점 심해졌는데, 2013년 5월부터 9월까지 할머니가 같이 사는 동안에도 112 신고로 인해 경찰이 출동한 횟수가 8차례에 달했다.

당시 친부는 A씨에게 "성관계를 해주면 내가 집안일을 더 열심히 하겠다", "성관계를 해주면 아빠가 기운내서 일을 더 열심히 해서 돈을 더 잘 벌 수 있다" 등의 말을 하면서 성관계를 종용했다.

A씨가 성관계나 성추행을 거절하는 때는 짜증을 내거나 오빠를 폭행하는 행동을 반복했다. A씨는 실화탐사대 방송을 통해 "할머니랑 같이 사는 동안은 일주일에 한 번씩 성추행이 있었고 아빠랑 오빠랑 셋이서 따로 살게 됐을 때는 더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빠가 저를 집 밖에 못나가게 했다. 그리고 오빠가 TV를 앞에서 보고 있으면 아빠는 뒤에서 제 성기를 몰래 만지기도 하고, 오빠가 게임하고 있을 때는 거의 매일 제 방으로 와서 성추행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아빠가 '너가 엄마가 없기 때문에 엄마의 역할, 성행위에 대해 너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A씨는 할머니에 대한 배신감도 크다고 언급했다. A씨가 공개한 녹음본 등에 따르면 친부의 어머니, 즉 A씨의 할머니는 A씨에게 "맞아 죽어도 너가 피했으면 그런 일 당하지 않았다" , "네 잘못도 있다", "남들도 요즘 다 합의해주고 사는데 가족인데 못해주냐", "원수를 사랑해야 한다", "다리를 벌린 네 잘못이다" 등 말을 했다. 할머니는 A씨에게 친부에 대한 처벌불원서 작성을 강요하기도 했다.

A씨는 자살 기도만 수차례 할 정도로 친부의 출소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A씨는 방송에서 "(당시에 저를) 신고하면 죽인다고 했었으니까"라며 "진짜 그 사람은 저를 죽일 사람이다"고 말했다.

B씨는 친부는 9년의 형기를 마치고 지난 5일 출소한 상태다. 현재 대구 수성구에 거처를 마련했는데 여기에서 인근 초등학교까지는 도보 5분 거리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은 B씨에게 징역 9년에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지만, 2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기각했다.

A씨는 소송구조제도를 이용해 국선변호사를 선임하고 B씨를 상대로 1억5000만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내가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선에서 마지막 처벌이자 발악이고 경제적 자유라도 박탈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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