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女주인공과 일대일 채팅까지…요즘 웹소설 달라졌다 [긱스]

입력 2023-09-29 11:14   수정 2023-09-29 12:15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 채팅형 소설앱 채티엔 매일 3000명이 넘는 작가가 1만 회분의 작품을 올린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채티 창작툴을 활용해 채팅 소설을 쓸 수 있다. 채티 이용자의 20%가 창작자다. 지금까지 채티 앱에 쌓인 아마추어 작가 작품들만 50만 편. 소설 포맷이 카카오톡 채팅 형식이라 창작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2. 인공지능(AI) 글쓰기 솔루션 라이팅젤은 '웹소설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야기의 기본 요소만 입력하면 AI가 도입부, 줄거리를 제공한다. 장르, 주인공, 장소, 소재, 주제 등 항목을 정해 도입부가 생성되면 이용자가 뒷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웹소설에 관심이 있지만 창작이 두려운 사람이나 아이디어를 짜내기 힘든 작가들이 활용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가 주도하는 웹소설 시장에 스타트업들이 등장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기성 웹소설 플랫폼과는 아예 다른 방식의 창작 툴을 제공하거나 이용자가 직접 주인공이 돼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전문 작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웹소설 집필과 2차 창작 등을 할 수 있게 돕는 등 '스토리테크' 생태계가 성장하고 있다.
'1조 시장' 된 웹소설 플랫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전자책 기업 밀리의서재는 올해 말 로맨스 웹소설 전문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국내 매출 상위 100위권 로맨스 작가 중 38명을 확보했고, 레진코믹스와 리디 등 웹소설 콘텐츠 기업의 핵심 인력을 끌어들였다. 기업공개(IPO)로 확보할 자금 역시 오리지널 웹소설 콘텐츠에 투자한다. 로맨스 웹소설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고 신사업에 나서는 것이다.

웹소설 시장이 커지면서 콘텐츠 스타트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진행한 ‘2022 웹소설 산업 현황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약 1조39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전체 시장 규모가 6400억 원이었는데 2년 만에 62% 불었다. 2013년에는 시장이 100억∼200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최대 100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국내 웹소설 생태계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라는 양대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플랫폼 사업체별 웹소설 매출 규모를 보면 네이버가 연 매출 4266억원으로 1위고 이어 4145억원인 카카오페이지가 2위다. 네이버와 카카오 매출 규모가 거의 비슷하다. 3위는 리디(1049억원)였다. 이들 3곳의 점유율이 전체 웹소설 시장의 91%다. 이들 플랫폼은 전문 작가 중심이긴 하지만 네이버의 경우 아마추어들도 작품을 연재할 수 있는 챌린지 리그를 운영한다. 네이버웹툰 계열사인 문피아도 자유연재 플랫폼이다. 리디는 자유연재 중심 리디토를 통해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있다.

메타크래프트가 운영하는 노벨피아도 웹소설 업계에선 후발주자(2021년 오픈)지만 빠르게 자리잡았다. 조회수당 작가 정산 시스템으로 작가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도 총 상금 3억원의 웹소설 작가 발굴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로맨스 분야에 강한 전통 웹소설 플랫폼 조아라, KT가 만든 플랫폼 블라이스도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내가 직접 참여하는 소통형 플랫폼
기존 웹소설 플랫폼 외에도 새로운 형식의 플랫폼들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인터랙티브 콘텐츠다. 크래프톤이 2021년 인수한 띵스플로우는 '스플'이라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이용자가 선택하는 대로 이야기 전개와 결말을 바꿀 수 있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등장인물이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소설 속 상대방이 데이트 제안을 하면 이용자가 대답하는 방향에 따라 이후의 내용이 바뀌는 식이다. 스플 앱 다운로드는 200만 건을 넘어섰고, 히트작인 'MBTI 소개팅'은 조회수가 2000만회를 돌파했다.


아이네블루메는 채팅형 대화체 형식의 소설서비스 채티를 운영한다. 전문 작가나 일반 이용자가 작품을 올리면 채티 내 커뮤니티 댓글로 작품을 감상하고 소통할 수 있다. 카카오톡에 개설된 채티 관련 오픈채팅방은 1000개가 넘는다. 작가들이 개설한 것도 있고 팬들이 직접 연 것도 있다. 오리지널 작품 800편, 일반인 이용자 작품 50만편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용자의 70%는 10대다. 소설 속 주인공과 직접 채팅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생성 AI를 활용한 것이다.

이들 플랫폼의 특징은 참여형이라는 것이다. 독자가 직접 선택지를 통해 스토리를 바꿀 수 있고, 주인공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작가와 채팅방을 통해 독자와 직접 소통하면서 요청 사항들을 줄거리에 반영하기도 한다. 오디오 스타트업 플링은 웹소설과 오디오 콘텐츠를 연결시켰다. 웹소설을 정주행하면 해당 오디오 드라마가 무료로 공개되는데, 이용자가 직접 주인공을 하면서 다른 주인공과 대화하듯이 스토리를 진행시킬 수 있다. 전문 성우가 상대 주인공의 대사를 녹음해놓은 것에 이용자가 직접 '대사 핑퐁'을 하는 것이다. 이용자의 몰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늘어지지 않는 짧은 콘텐츠를 다룬다는 새로 등장한 플랫폼들의 특징이다. KT가 운영하는 웹소설 블라이스는 성인 여성 독자들을 위한 단편 웹소설 공모전 ‘시크릿 로맨스 숏노블’ 원고를 모집하고 있다. ‘숏노블’은 최소 32화에서 최대 64화 수준으로 구성되는 단편형 웹소설이다. 확실한 기승전결과 탄탄한 구성을 갖춘 기존의 장편 웹소설과는 달리, 짧지만 강렬한 내용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게 특징이다. 웹소설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길고 무게감 있는 작품들이 많이 나왔다면 지금은 빠르게 소비하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했다.
웹툰 작가 돕는 스타트업도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스타트업들도 등장했다. 노벨라스튜디오가 만든 노벨라는 웹소설 작가들에 특화된 글쓰기 툴이다. 자동 백업, 구글 드라이브 연동, 캐릭터 구축 등 기능으로 원고 관리는 물론 스토리라인을 짜고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노벨라 측은 "많은 작가들이 아직도 무거운 워드프로세서나 한글 호환성이 떨어지는 외국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며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지도 않았는데 많은 작가님들이 나서서 지인에게 추천하거나 커뮤니티에 추천글을 작성하면서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글쓰기 플랫폼 ‘라이팅젤’은 간단한 주제나 키워드를 입력하면 웹소설의 초안을 AI가 자동으로 써준다. 이야기의 기본 요소만 입력하면 도입부, 줄거리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각 장르를 선택하면 줄거리를 제공받을 수 있고, 아이디어의 시작점이 되는 첫문장 서비스도 제공한다.


마스삼공은 웹소설 작가를 위한 마감 관리 서비스 토스티를 선보였다. 출시 2주 만에 146만자 이상의 마감 기록이 생성됐다. 웹소설 평균 분량으로 계산했을 때 약 300화에 달하는 분량이다. 토스티는 마감 관리 지원을 시작으로 작가를 위한 서비스를 더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많은 서비스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지만 네이버 카카오 등 독과점 플랫폼과의 경쟁은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플랫폼은 물론 작가 지원 서비스 역시 자금력을 갖춘 네이버와 카카오가 뛰어들면 스타트업 입장에선 사업 존폐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정 장르에 특화된 웹소설 플랫폼이 한창 나왔다가 지금은 사라진 곳들이 많다"며 "빅테크들이 주도적으로 상생하는 웹소설 생태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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