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뚫고…대웅제약 '보톡스 1위' 꿰찼다

입력 2023-09-27 16:24   수정 2023-09-28 01:15

국산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 구도가 바뀌고 있다. 대웅제약의 톡신 제품 ‘나보타’가 휴젤의 ‘보툴렉스’를 꺾고 매출 1위에 오르면서다. 4년 전 국산 제품으론 처음 미국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영토를 확장해온 대웅제약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보툴리눔톡신 1위 바꾼 나보타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 나보타가 753억원어치 판매돼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국산 톡신 제품 중 1위다. 올해 상반기 보툴렉스 매출은 744억원,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등은 445억원이었다.

지난해까지 국산 톡신 매출 1위는 보툴렉스 차지였다. 보툴렉스는 2020년 1095억원, 2021년 1246억원, 지난해 1607억원어치가 팔렸다. 같은 기간 나보타 매출은 504억원, 796억원, 1430억원이었다. 나보타가 매출 1위에 오른 것을 ‘지각변동’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나보타 미국 판매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대웅제약은 2019년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나보타 시판허가를 받았다. 아시아권에서 만든 톡신 제제가 미국 규제당국의 허가 문턱을 넘은 첫 사례다. 같은 해 5월 대웅제약 파트너사인 미국 에볼루스는 주보(나보타 미국명)를 출시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를 넘어섰다.
○매출 대비 수출 비중 83%까지 확대
유럽 시장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영국을 시작으로 올해 2월 독일 오스트리아, 6월 이탈리아에서도 누시바라는 이름으로 나보타를 출시했다. 내년엔 중국과 호주에서도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기간 나보타의 해외 매출은 가파르게 늘었다. 2021년 나보타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1%였다. 이 비율은 지난해 77%, 올해 83%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대웅제약은 나보타 수출로만 1099억원을 벌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나보타 수출액은 629억원으로, 2년 연속 연간 수출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올해 말 나보타 전체 매출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국내에서 진행되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보툴리눔톡신 균주 소송 결과가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민사 1심 소송에서 대웅제약이 패소하면서 나보타 실적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반면 대웅제약 측은 2020년 메디톡스가 에볼루스와 합의한 내용에 따라 국내 소송이 미국·유럽 사업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하는 K톡신
당분간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 톡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휴젤과 메디톡스도 진출국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선 원조 제품은 메디톡신이다. 2008년 태국에 진출해 현지 미용 성형 제품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대웅제약과의 법정 공방 등의 영향으로 2020년 현지 판매가 중단됐다. 메디톡스는 태국에서 재판매 승인을 받아 지난 4일 수출을 재개하는 등 시장 확대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중국과 태국, 유럽 등에 진출한 휴젤은 미국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휴젤이 FDA에 보툴렉스 시판허가를 처음 신청한 것은 2021년 3월. 이후 두 차례 서류 보완 요청을 받아 1일 세 번째 허가 신청을 했다. 내년 1분기에 허가받는 게 목표다.

대웅제약은 치료 목적 톡신 시장 진입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이온바이오파마와 함께 미국에서 편두통 치료용도 특허를 확보했다. 2041년까지 독점권이 유지된다. 박성수 대웅제약 부사장은 “급속히 성장하는 미용 시장은 물론 글로벌 치료시장까지 진출해 나보타를 세계 대표 톡신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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