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2만5000원…감당 힘든 '미친물가'에 거리로 나온 영국인들

입력 2023-10-02 18:19   수정 2023-10-10 17:28


햄버거 15파운드(약 2만5000원), 머리 커트 40파운드(약 6만6000원), 런던 지하철 10분 거리에 3.4파운드(5600원), 런던 원룸 월세 1600파운드(약 263만원).

영국 시민들이 공통적으로 혀를 내두르는 생활 고물가다. 임금 상승이 가파른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간호사, 교사, 버스 기사, 항만 노동자, 정유업계 노동자 등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각 분야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에 나서고 있다. 직군별 노동자 연봉의 중간값이 5000만~6000만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감당할 수 없는 물가라는 게 이들의 항변이다.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10월 전년 동기 대비 11.1% 급등하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하향 추세를 이어오면서 지난 8월 6.7%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주요 선진국 중 최고치다. 같은 기간 미국(3.7%), 프랑스(4.9%), 한국(3.4%) 등에 비해 높다. 8월 영국의 소매물가지수(RPI) 역시 전년 대비 9.1%로 여전히 높았다. 영국 중앙은행은 물가를 잡기 위해 14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5.25%까지 올렸지만 2025년 이후에나 물가가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의 독보적인 물가 상승세에는 브렉시트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은 코로나19 과정에서 정부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외에도 영국은 브렉시트로 인한 임금 인플레이션 영향을 추가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 이동을 막는 브렉시트로 특히 저임금 노동 공급이 줄고, 이는 다시 임금과 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에 따르면 브렉시트 이후 지난해 3분기 영국 밖으로의 근로자 유출에 따른 인력 손실은 약 33만 명으로 추정된다.

반면 생산성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마다 다르지만 브렉시트로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매년 약 3~5% 손실을 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무역 장벽으로 인한 수출입 비용 증가 및 물량 감소 등 때문이다. 존 반 리넨 런던정치경제대(LSE) 교수는 “영국의 생산성과 실질 소득을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은 유럽연합(EU)에 다시 가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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