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가 1415 했다는 말 좋아…음악 찾아서 들어주는 팬들 큰 힘" [인터뷰+]

입력 2023-10-05 08:00  


'앨범 소개 글을 읽는 당신은 우리에게 관심이 있다는 거겠죠? 고마워요, 응원해요 아니 사랑해요. 세상 바쁠 텐데 여기까지 오다니 대단해요, 아니 추앙해요'

인디 팝 듀오 1415(주성근, 오지현)가 1년 8개월 만에 발매한 새 디지털 싱글 '트러블(Trouble)'의 앨범 소개란에 적은 글이다. 신곡이 나오기까지 1년 반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설 무대가 줄어들며 가수들을 무기력에 빠트렸던 무서운 시기였다.

1415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성근은 당시를 회상하며 "막연했다"고 했다. 그는 "막연하게 끝나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곧 끝나겠지'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길어지더라. 앨범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아무래도 코로나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반대로 1415의 내실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는 계기 또한 그 시기였다고 한다. 주성근은 "1년이 넘어가니까 그때부터는 다음 앨범이 언제 나올진 모르겠지만 음악을 예전보다 더 다양하게 들으며 발전하려고 했다. 연습이나 공부를 많이 했다"면서 "더 좋은, 완벽한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곡도 많이 써놨는데 그 시작의 개념으로 '트러블'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발매한 '트러블'에는 동명의 타이틀곡과 수록곡 '커피'가 담겼다. 그간 1415는 '어떤 일상이든 우리의 음악과 함께하면 좋겠다. 인생의 BGM처럼'이라는 슬로건 아래 편안하게 귀에 감기는 노래들을 선보여왔다. 나긋나긋한 멜로디에 충만한 감성이 얹힌 '선을 그어 주던가'부터 포근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냅스!(naps!)'까지 특유의 여유와 편안함이 느껴진다.

신곡 '트러블'은 이전과 비교해 한층 팝적인 요소가 돋보인다. 통통 튀는 사운드에 생기 넘치는 리듬감이 어딘가 새로운 1415를 접할 수 있다. 단, 재치 있는 가사는 변함이 없다.

자신을 향한 '플러팅'에 대한 순수한 한 남자의 속마음을 표현한 노래다. 걸그룹 아이브의 '러브 다이브(LOVE DIVE)'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주성근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에 빠지는 걸 내 안에서 트러블이 일어났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요즘 많이 하는 플러팅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그 기술을 받는 입장에서의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같이 음악 한 지 10년이 넘었다는 두 사람은 이번 앨범을 설명하면서 유독 '공부'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주성근은 "우리 앨범 중 가장 팝적인 트랙"이라고 했다. 오지현은 "우리의 색깔과 팝적인 색깔을 섞어야 했다. 그러려면 팝 공부도 해야 했고, 또 우리의 색을 더 발전시키는 공부도 해야 했다. 이 두 가지를 최대한 섞으려 했다"고 전했다.

오지현은 "이번 타이틀곡은 일주일에 두 번씩 방향을 수정했다. 만날 때마다 바뀌어 있었다. 조그마한 디테일 하나까지 계속 수정해서 완성했다"면서 "수록곡 '커피'나 이전 앨범들은 우리가 라이브 세션으로 주로 진행하는데 '트러블'은 팝적인 요소가 많다. 샘플 소리도 많고, 보컬도 수십 가지 트랙이 더블링 되니 머리 써야 할 게 많았다. 힘들다기보단 (그간 해 온 것과) 달랐다"고 밝혔다.

주성근은 "정말 나올 때까지 갇혀서 하는 느낌으로 작업했다"면서도 "'이런 방식으로 이렇게 나올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 기존에 해온 러프한 방식이 자유로울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이번 역시 변화를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유롭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트러블'은 돌림노래처럼 따라 부를 수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만족도를 묻자 "10점 만점에 8점"이라면서 "앨범을 내고 나면 항상 아쉬운데 이번엔 그래도 만족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오지현은 신곡 발매 후 가장 인상 깊었던 반응으로 "1415가 1415 했다"는 말을 꼽았다. 그는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1415만의 색깔이 묻어있는 게 좋았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1415만의 색깔이 무엇인지 설명해달라고 하자 "소프트한 느낌도 있으면서 멜로디나 트랙이 다른 것과 대체되지 않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라인들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영화 음악, 드라마 OST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우리 음악을 들으면 이미지가 생산되는 게 있는 것 같더라. 이것 또한 좋은 우리의 색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저희의 색깔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써요. 장르를 떠나서 저희 색깔이 무엇일지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1415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는 견고한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가져가면서 동시에 다양성과 발전을 추구하는 태도 때문이었다. 주성근은 "나도 지현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들은 음악이 다양해지면서 배우는 것도 많아진다. 습득한 것들을 트랙이든, 가사든, 멜로디든 잘 넣어보려고 한다. 맛있는데 MSG를 넣지는 않은 느낌으로 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오지현은 "스케치해둔 곡이 많다"고 했고, 주성근은 "힘을 주려고 하거나 공백이 길어지게 되면 오히려 그게 더 아쉬워지더라. 너무 오랜만에 나오면 다시 신인의 자세로 앨범을 내야 하니까 그전에 쌓아온 것들을 처음부터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제는 곡을 자주 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고백했다.

올해 계획에 대해서도 오지현은 "다음 앨범을 빨리 준비하고 싶어서 형이랑 이것저것 준비하며 활동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주성근은 "멋있게 공연을 해보고 싶다. 또 오래오래 들을 수 있는 곡 하나를 올해 써보자는 생각도 있다"고 강조했다.

"팬분들이 음악을 찾아서 들어주는 게 저희에겐 큰 힘이 돼요. 음악 하는 원동력이죠. 저희가 만드는 음악을 잘 들어주셔서 그 자체로도 감사합니다. 이제는 더 오래 기다리진 않으셔도 될 거예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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