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해서 개발했다.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의 프리미엄 제품이 돌아왔다. 엑시노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삼성전자에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역할을 하는 시스템LSI사업부의 '자존심'으로 불렸지만 2022년 '엑시노스 2200'의 성능 논란에 2년 가까이 프리미엄 엑시노스 AP 출시가 중단됐었다.
엑시노스 2400엔 미국 AMD가 개발한 최신 아키텍처인 RDNA3 기반의 '엑스클립스 940' 그래픽 처리장치(GPU)가 적용됐다. 엑스클립스(Xclipse)는 엑시노스(Exynos)의 'X'와 일식을 뜻하는 영어 단어 이클립스(Eclipse)의 합성어다. 모바일 게이밍의 한계를 벗어나 콘솔 게임 수준의 성능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작인 엑시노스 2200에 비해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AI 성능은 14.7배 향상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빛을 추적하는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빛의 반사효과와 그림자 경계를 현실 세계와 유사하게 표현하는 리플렉션·섀도 렌더링(Reflection·Shadow Rendering) 등 첨단 그래픽 기술을 탑재했다. 고성능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에게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클로즈업 때 AI 기술이 사물을 자동 추적한다.
엑시노스 2400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4'에 탑재된다. 갤럭시 S24엔 퀄컴의 스냅드래곤 8 3세대 제품과 엑시노스 2400이 모델별로 나눠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 2400엔 삼성전자 최첨단 시스템반도체 기술이 집대성됐다"며 "전작 대비 획기적인 성능 향상을 통해 그간 엑시노스 개발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AP에 탑재되는 통신용 차세대 5G 모뎀 관련해서도 외부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성능을 높인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스카일로 테크놀로지스'와 함께 차세대 5G 모뎀을 공개했다. 비지상 네트워크(NTN, Non-Terrestrial Network) 솔루션을 하나의 칩에 통합한 게 특징이다. 데이터 송수신 때 끊김이 없이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다.
비지상 네트워크 기술은 비상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휴대폰 서비스 불가 지역에서 인공위성을 5G로 연결하고, 양방향 문자 송수신을 통해 구조 요청하는 데모 영상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토털 솔루션 공급사로서 단순한 반도체 공급을 넘어 부품, 패키지, 시스템, 모바일 및 자동차 분야 솔루션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생성형 AI는 올해 가장 중요한 기술 트렌드로 더 고도화된 기반 기술 확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는 고성능 IP부터 장·단거리 통신 솔루션, 인간의 오감을 모방한 센서 기반 '시스템LSI 휴머노이드'를 구현하고 생성형 AI에서 더 발전된 '선행적 AI'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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