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에게' 감독이 밝힌 설리 아닌 최진리 [BIFF]

입력 2023-10-07 19:17   수정 2023-10-07 19:18



'진리에게'를 연출한 정윤석 감독이 최진리(활동명 설리)를 "상대방의 입장을 수용하려 했던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정윤석 감독은 7일 부산시 해운대구 CGV센텀에서 진행된 영화 '진리에게' 상영 및 GV에서 "(최진리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를 보면, 그런 프로그램에서는 애드리브도 하고 재밌는 걸 터트려야 방송을 잘한다고 하는데, 주인공인 배우님은 많이 경청한 거 같다"며 "실제로 저와도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았다. 제가 감독으로서 뭔가 표현하고 싶다고 했을 때 적극적인 의견을 주장한다기보다는 들으려고 했고, 상대방의 입장을 수용하려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게 설리라는 이미지와 대척점에 있다고 생각했고, '진리라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 싶었다"며 "이런 사람이라는 걸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티스트라는 개념이 필요하다. 아이돌이구나, 연예인이구나가 아니라. 그런 중심으로 바라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영상을 만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진리에게'는 최진리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마지막으로 진행했던 인터뷰를 중심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다. '페르소나:설리'의 한 에피소드다. '페르소나:설리'는 당초 5편으로 기획됐으나, 최진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제작이 중단됐다. 이후 단편 극영화 '4: 클린 아일랜드'와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진리에게' 총 2편으로 구성된 영상물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정윤석 감독은 사후 인터뷰 영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2명의 여성 인권 변호사, 1명의 정신과 전문의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강조했다. 정윤석 감독은 "유가족의 보호, 고인의 영예에 접촉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수차례 검토했다"며 "많은 사람이 슬픔을 갖고 있고, 이 영화가 애도 측면에서 다가가야 한다면, 어떻게 전달돼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유족들에 대해서도 "영화가 나오기 전부터 인사드렸다"며 "고인의 말씀들은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말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문제, 약자의 문제, 평등의 문제일 수 있다. 어떤 측면에서 바라봤을 땐 중요시하는 가치를 함의할 수 있다"면서 '진리에게'가 세상에 나와야 하는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다만 "설리의 모습을 기억할 수 있도록 이런 작품을 만들어 줘서 감사하다"는 한 팬이 "나머지 촬영물과 관련해 공개 여부가 궁금하다"는 질문에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넷플릭스에서 나온 건가"라는 말을 하면서 잠시 혼선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후 정윤석 감독은 "고인의 일기장 등 유품과 자택 등은 유족의 협조를 받아 촬영했다"며 "('진리에게'는) 다른 촬영 소스가 있지 않고, 따라서 추가로 공개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인터뷰, 애니메이션, 인스타그램 등 사적인 내용 등 크게 3개의 중요한 이야기 축이 있다"며 "이걸 통해 가장 중요하게 세운 원칙은 아티스트로서의 조명이었다. 고인의 유작이 '도로시'인데, 그래서 각각의 인터뷰 챕터도 '오즈의 마법사' 동화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최진리는 2005년 SBS 드라마 '서동요'에서 이보영의 아역으로 등장해 주목받았다. 이후 2009년 그룹 f(x) 멤버 설리로 데뷔해 큰 사랑을 받았다. 2015년 팀 탈퇴 후 연기자로 전향한 최진리는 '진리상점' 등 예능프로그램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2019년 25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진리에게'는 생전 그를 괴롭혔던 악플, 힘들었던 아이돌로서의 삶뿐 아니라 유년 시절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아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최초 공개됐다.

부산=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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