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中 적자사업 모두 정리…고부가 제품에 '사활'

입력 2023-10-09 18:34   수정 2023-10-10 00:45

국내 2위 석유화학 기업인 롯데케미칼이 중국에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모두 매각했다. 현지 기업의 공격적인 증설로 수익성이 악화한 ‘한계 사업’이다. 롯데케미칼은 중국 기업과 격차가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스페셜티) 생산에 사활을 걸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면 개편해나갈 방침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말 중국 자싱시에 있는 공장 롯데케미칼자싱의 지분을 현지 파트너사에 전량 매각했다. 지난 6월 롯데삼강케미칼 지분을 정리한 데 이은 추가 구조조정이다. 이로써 롯데케미칼은 중국 내 기초 석유화학 생산에서 완전히 손을 털었다. 각 법인의 매각 대금은 1000억원 미만으로 전해졌다.

롯데케미칼자싱은 시멘트, 세제 등의 원료인 산화에틸렌유도체(EOA), 에탄올아민(ETA)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중국 건설 경기가 악화한 데다 현지 기업의 증설로 제품 가격이 손익분기점을 밑돌면서 수년째 손실을 봤다. 롯데삼강케미칼이 생산한 플라스틱 등에 들어가는 에틸렌옥시드(EO) 원료 역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사업 재편을 통해 기초사업 매출 가운데 중국 시장 비중을 2020년 23%에서 올해 17%로, 2025년엔 15%로 낮출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2032년 전체 매출 중 고부가가치 비중을 60%로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고부가가치와 범용 제품을 47 대 53으로 팔았다. 올해부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걸어 스페셜티를 ‘제1사업군’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중국에서도 배터리용 분리막, 태양광 소재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 범용 제품은 급성장하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승부를 걸 계획이다.

회사는 제품 가격이 높은 미국 유럽 시장과 수출이 제한적인 동·서남아시아 시장에서 첨단소재 제품 판매량을 늘리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고부가가치 제품을 미국(19%) 유럽(14%) 동·서남아시아(15%) 순으로 많이 팔았다. 올해는 동·서남아시아(20%) 미국(20%) 유럽(18%) 비중을 늘려 총 58%를 이들 지역에 공급한다는 목표다. 정보기술(IT), 자동차, 가전, 스마트폰 등의 제조에 쓰이는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카보네이트(PC), 콤파운딩 등이 주력 제품이다.

회사는 스페셜티 외에도 수소, 암모니아 등 미래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투자에 매진하고 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한계 사업은 정리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춘 전략을 구사하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적극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로 한 건 석유화학 경기를 가늠하는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금액)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에틸렌은 대표적인 범용제품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부터 다섯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업계에서는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공급 과잉 탓에 에틸렌 스프레드가 개선될 여지가 작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형규/김재후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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