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개 전공 이수…AI시대 걸맞은 융합인재 키울 것"

입력 2023-10-15 18:09   수정 2023-10-16 00:29


“하나의 전공으로 평생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숭실대가 ‘다전공제도’를 도입한 이유입니다.”

장범식 숭실대 총장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숭실대 학생은 앞으로 최대 네 개의 전공을 가지고 졸업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총장은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공뿐 아니라 교양 과목도 개편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이들이 인문학적 상상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으로 교양 과정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융복합 시대, 하나의 전공으론 부족
2021년 2월 총장에 취임한 장 총장은 숭실대 학제 개편에 총력을 다해 왔다. 그 결과가 다전공제도다. 다전공은 주전공 외에 융합전공, 복수전공, 부전공, 마이크로 디그리를 통해 다양한 전공을 수료할 수 있는 제도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최대 네 개의 전공을 갖고 졸업할 수 있다. 그는 “처음 선택한 전공이 잘 맞지 않는 학생도 재수하는 대신 학교 안에서 다른 진로를 꿈꿀 수 있다”며 “인재가 학교를 이탈하는 사례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 총장은 앞으로 학과, 전공 간의 벽 허물기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AI가 발전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융합형 인재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런 점에서 신입생을 전공 구분 없이 선발하는 방법도 바람직하다고 했다. 최근 교육부가 대학 신입생을 뽑을 때 정원의 30%를 통합 선발하는 대학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힌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문과 학생도 코딩을 배워야 하고, 공대 학생들에게는 인문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며 “벽 허물기를 통해 학생의 학습 선택권과 전공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 학기 시범 도입한 ‘메타 어드바이저’가 대표적이다. 국내 직업군 중 학생들이 선호하는 2000여 개 직업을 AI가 분석해 필요한 수업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이다. 수년간의 연구와 투자 끝에 개발했다. 장 총장은 “해당 직업을 갖기 위해 졸업을 하기 전에 어떤 과목을 이수해야 하는지 계획을 짜주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니즈를 분석해 이를 맞춰주려 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대면 상담도 활성화했다. 교내 확대 개편된 진로 취업센터가 이달 11일 새로 열었다. 교내 상담·인권센터 기능을 보다 강화해 진로 상담을 구체적으로 진행한다. 장 총장은 “최근 심리적 불안을 겪는 학생이 많다”며 “성적뿐만 아니라 교우 관계, 장래 등과 관련한 심리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정서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능 점수로 줄 세우기 끝내야
대학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투자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대학 교육 투자비는 1인당 1만8100달러인데 한국은 1만2225달러에 불과하다. 한국 안에서도 초등학교(1만3278달러), 중·고등학교(1만7038달러)와 비교해 투자비가 적다.

장 총장은 “이는 현재뿐 아니라 학생들이 사회로 배출되는 15~20년 뒤 미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교육시설 확충·개선 등에 투자가 부족해 해외 대학과의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10년 넘게 이어진 대학 등록금 동결로 재정 자립도 어려운 상태다. 그는 “재정이 부족해 첨단 분야를 전공한 교수를 새로 뽑기 어려울 정도”라며 “기부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고, 그나마 있는 기업 등의 기부는 일부 대학으로만 쏠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장 총장은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에 대해 “학생 선발의 자율권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숭실대는 발표 직후 입학처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학생 선발 방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학생 선발의 제1원칙은 ‘다양성’으로 정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부분 대학은 가장 쉽다는 이유로 학생 선발 과정에서 수능 점수에 의존해 왔다”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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