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앵커 테넌트(핵심 점포)’로서의 역할도 컸다. 판교점에 위치한 1호점의 경우 주중 평균 500명, 주말 평균 2000여명, 월평균 3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백화점 업계에선 일주일 이상 진행되는 인기 팝업스토어가 방문객 1만명이 돌파하면 대성공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이다. 현대백화점은 디즈니스토어가 판교점의 앵커 테넌트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문을 연 2호점의 모객 효과는 1호점에 비해서도 더욱 클 전망이다. 2호점엔 개점 첫 날 5000여명, 첫 주말엔 일평균 1만명 이상이 찾았다. 이 추세대로라면 월평균 방문자 수와 월 매출도 1호점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큰 모객 효과에 국내 매장은 대폭 늘어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에 553㎡(약 167평) 규모의 디즈니스토어 3호점을 열었다. 1호점(264㎡)과 2호점(222㎡)에 비해 두 배 이상 큰 역대 최대 매장이다. 오는 26일엔 현대백화점 천호점에 4호점을 연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에 위치한 3호점과 마찬가지로 442㎡(약 134평) 규모로 기존 매장의 두 배 가까이 큰 규모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2021년 말까지 155개의 디즈니스토어가 문을 닫았다. 현재는 전 세계에 300여개 매장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월트디즈니의 전략 역시 디즈니스토어를 통한 리테일(소매유통)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리테일테인먼트’ 제국을 펼치겠단 전략에서 ‘숍디즈니’라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판매로 전략을 급선회한 상태다.
이 가운데 한국은 사실상 디즈니스토어의 글로벌 전략과는 반대로 가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디즈니스토어를 자사를 대표하는 IP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현대백화점의 의지가 통한 결과다. 현대백화점은 디즈니스토어 국내 도입을 위해 지난 2년 간 월트디즈니 측과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호점을 개점하기 1년 전인 지난해 7월엔 상품본부 내 별도의 IP 사업팀도 꾸렸다. 현대백화점이 국내 디즈니스토어 유치를 위해 2년여에 걸쳐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 월트디즈니는 국내 공식 매장을 열기 위한 별도의 글로벌 매뉴얼까지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디즈니스토어는 전 연령대 중 2030세대 모객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판교 1호점에서 구매한 소비자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71%로 나타났다. 주로 아동을 동반하는 40대 소비자를 압도하는 비율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디즈니랜드나 해외 디즈니스토어를 방문했을 때 굿즈의 부피가 커서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이 해외와 동일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어 매장을 많이 찾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디즈니가 직접 매장 인테리어와 굿즈 디자인에 참여한 것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디즈니는 판교 1호점을 비롯해 국내 공식 디즈니 스토어에 적용된 곡선형 인테리어와 매장 색상엔 디즈니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 제작된 디자인이 적용됐다. 18일 개점한 3호점의 사은품 굿즈엔 한복을 입은 디즈니 캐릭터가 적용됐는데 이 역시 디즈니 측에서 직접 적용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천호점과 김포점 매장을 통해 고객들에게 한층 폭넓은 디즈니 캐릭터 및 작품 테마 공간과 상품들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견고한 협업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음.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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