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서울대 가기 쉬워진다"…학원가 들썩

입력 2023-10-22 18:10   수정 2023-10-23 00:33


“제주도에서 설명회를 들으려고 왔습니다. 의대 진학은 어려울 것이라고 봤는데, 정원이 늘어나면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요.”

지난 21일 서울 대치동 강남종로학원에서 열린 ‘겨울방학 특강(윈터스쿨)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 A씨는 “의대 진학은 쉽지 않다고 여겼는데 정원 확대 소식이 반가웠다”며 “특히 지방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지원해볼 만하다”고 기대했다.

학원 설명회에 4300명 몰려
종로학원이 이날 온·오프라인으로 연 설명회에는 4300명의 학부모가 참석했다. 지난해(1196명)의 4배 가까이로 늘었다. 종로학원은 “보통 예약자의 절반도 참석하지 않는데 올해는 80% 이상이 왔다”며 “의대 정원 확대 가능성 등에 학부모의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참석자들은 각자의 유불리를 계산하며 설명회에 집중했다. 대전에 사는 한 학부모는 “원래 의대에 지원하게 할 계획이 없었는데, 지방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난다면 가능성이 있으니 고려해 보라고 자녀에게 권할 것”이라고 했다.

의대를 지망하지 않는 학생도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었다. 상위권 학생이 지방 의대 등으로 빠져나가면 상위권대 진학이 보다 쉬워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과학고를 지망하는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과학고나 영재고를 준비 중인데 의대 지원자가 늘어나면 이 역시 경쟁이 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상위권 기대감↑
저출산 여파로 전체 학령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의대 정원까지 늘어나면 전반적으로 대학 입학의 문이 넓어진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상위권 대학 정원이 줄어들지 않는 이상 과거와 같은 점수를 받아도 한 단계 높은 대학으로 진입하는 길이 열린다는 뜻이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500명만 늘어나도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입시업계에선 수능으로 ‘한방’을 노리는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서울 주요 대학의 수시 경쟁률은 높아지고, 정시 경쟁률은 낮아지는 추세다. 상위권 대학이 수시에서 성적이 좋은 학생을 선점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서울권 대학에 정시로 입학하는 문턱이 과거보다 낮아진 결과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시에서 상위권 학생이 미리 합격하면서 정시에서 서울권에 지원할 학생이 줄어들고 있다”며 “수능만 잘 봐도 정시로 주요 대학에 갈 여지가 생긴 것”이라고 봤다.

더 좋은 대학에 가는 통로가 넓어진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대학 진학 후 다시 입시를 준비하는 ‘반(半)수생’이나 여러 번 대입에 도전하는 ‘N수생’도 증가세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접수자 기준 반수생은 8만9642명으로, 통계가 작성된 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학원가는 북적이고 있다. 겨울방학 4~5주간 수능 전 과목을 배울 수 있는 윈터스쿨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기숙형은 400만원 이상, 숙식을 제공하지 않는 일반형은 300만원에 가까운 고가지만 자리가 없어 못 들어가는 분위기다. 강남대성학원의 윈터스쿨은 정원 500명이 신청 첫날 10분 만에 마감됐다. 메가스터디, 시대인재, 종로학원 등에서 열리는 윈터스쿨도 대부분 정원이 꽉 찼다. 고교 2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무조건 윈터스쿨 두 곳을 신청했다”며 “시간표와 강사 리스트 등이 확정된 후 하나를 고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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