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얼어붙은 美 IPO 시장, 내년까지 냉기 이어지나

입력 2023-10-23 07:34   수정 2023-10-23 07:36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자본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달 ARM의 뉴욕증시 상장으로 인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중동 전쟁으로 시장 내 불확실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내년 3월까지 유동성이 계속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IPO 시장이 급격히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미국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신규 공모액은 476억달러에 그쳤다. 2021년 11~12월 두 달간 조달한 금액(413억달)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달 투자자들이 예상한 시장 상황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달 14일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뉴욕 증시에 입성한 첫날 주가가 25% 급등했다. 자본시장에 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ARM에 이어 미국 배달기업 인스타카트, 마케팅 업체 클라비요 등이 연이어 IPO를 성사시켰다.

지난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시작되면서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최근 중동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자 시장 내 불확실성이 크게 늘었다. 위험도가 커지면서 주식 시장의 투자 매력도는 줄었다. 미 중앙은행(Fed)이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국채 금리 상승세는 더 가팔라졌다. IPO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축소한 이유다.

미국 정치권의 불안정성도 변수로 꼽힌다. 공화당 내부의 분열로 인해 하원의장 선출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공화당의 내분으로 인해 내년 연방정부 예산안 협상도 난항이 점지는 상황이다. 공화당은 지난 24일 세 번째 하원의장 후보를 뽑았지만,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당선을 장담하긴 어려운 상태다.

데이비드 디 피에르토 T로우라이스 사모펀드 부문 책임자는 "지금부터 연말까지 IPO 활동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외부 요인을 고려하게 되면 상장을 원하는 기업은 적어도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 상황이 악화했지만 IPO에 도전하는 기업은 남아 있다. 의료 결제 서비스업체 웨이스타 홀딩스와 해밀톤 보험사는 지난주 공모 신청서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 마크 내추럴 리소스도 공모가액을 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IPO 시장 내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투자 수요가 몰리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신규 투자금을 모으기 어려워지자 다른 방식으로 활로를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신규 주식을 발행하지 않고 기존 주식(구주) 매각해서 자본을 조달하는 식이다. 기존 주주로부터 주식을 매매하는 세컨더리 거래액은 올 들어 770억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늘었다.

전환사채(CB)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도 증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올해 총 433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300억달러)에 비해 44.3%가량 증가했다.



CB는 발행 기업의 주가가 특정 수준(통상 채권 발행 당시 대비 25~35% 상승)까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옵션)이 포함된 채권이다. 옵션을 주는 대신 일반 채권 대비 이자 수준이 낮다. 주로 장기 성장 가능성은 높게 평가받지만 신용 등급이 낮아 돈을 빌릴 때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기업들이 CB 발행을 선호한다.

기준금리가 고공 행진하자 기업들이 이자 비용을 아끼기 위해 CB 발행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리처드 더필드 시티그룹 자본시장 책임자는 "금리가 생각만큼 빨리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확산하면서 기업들이 앞다퉈 전환사채로 자금 조달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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