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대는 종이 빨대, 품질 기준 엄격하죠"

입력 2023-11-06 18:00   수정 2023-11-07 01:17


고품질 종이 원료로 유명한 핀란드산 활엽수 펄프를 물에 풀어 종이를 만든다. 이 종이를 기계에 걸어놓으면 표면에 아크릴을 발라주는 ‘코팅’이 시작된다. 한 번 코팅을 마친 종이는 곧이어 건조 작업을 거친다. 건조 온도는 130도. 코팅과 건조를 수차례 반복하고 나온 펄프를 직원이 화상검출기를 통해 살핀다. 이물질이 묻진 않았는지, 벌레는 없는지 확인한 다음 지관에 돌돌 만다. 이 같은 방식으로 1만m 길이 종이가 한 세트로 포장된다.

지난 1일 찾은 충남 천안 한솔제지 공장. 한쪽에서는 1시간에 종이빨대 48만 개를 만들 수 있는 코팅지가 생산되고 있었다. 생산현장에 들어서자 다른 기계와 달리 특정 구역만 약 5m 높이의 대형 방충망이 둘러싸고 있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종이빨대는 사람 입에 들어가는 만큼 벌레와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더 위생에 만전을 기한다”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이 코팅지를 가공업체로 보낸다. 그곳에서 성형을 거치면 종이빨대가 탄생한다. 한솔제지 원지로 만든 종이빨대는 스타벅스와 폴바셋 등에 공급된다.

오는 24일부터 전국 커피전문점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금지되면서 종이빨대의 안전성과 친환경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일회용 빨대 생산량은 6647t이다. 이 중 5분의 1인 약 1200t이 종이빨대 생산이라고 제지업계는 추정했다. 법 시행 후 종이빨대 생산량은 껑충 뛸 전망이다.

국내 제지기업 중 종이빨대 원지를 생산하는 곳은 한솔제지와 무림, 한국제지다. 세 회사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유해물질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원지를 만들고 있다. 양정연 한솔제지 중앙연구소 매니저는 “식약처에서 만든 ‘식품공전’에 나온 규정 안에서 제조해야 한다”며 “빨대용 종이 제조 과정에서 폴리에틸렌(PE)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대신 아크릴 코팅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근 외신을 통해 해외 일부 종이빨대에서 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는 과불화화합물(PFAS)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종이빨대 불신론이 잊을 만하면 등장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이 만든 종이빨대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류정용 강원대 제지공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 중에서는 PFAS를 종이 생산에 쓰는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다”며 “PFAS는 꽤 비싼 화학물질이어서 제지 회사로서도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솔제지와 무림은 PFAS를 비롯한 유해물질 불검출 검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처음 종이빨대가 나올 때만 해도 금방 눅눅해진다는 등의 이유로 음료 맛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제지회사들은 오랜 시간 액체에 담가 놓아도 강도를 유지하면서 본연의 맛까지 살릴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양 매니저는 “황색 원지를 쓰다가 백색 원지로 바꿨고 종이빨대 완제품을 제조할 때도 종이를 더 써서 나선형으로 감은 결과 기존 제품보다 강도를 50% 더 높여 흐물거림을 방지했다”고 강조했다.

천안=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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