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창고' 구독한다…1년 새 56% 급성장

입력 2023-11-10 17:38   수정 2023-11-20 16:53

비싼 주거비와 ‘나를 위한 취미 공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들을 위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셀프스토리지’로 불리는 공간임대시장이다. 집값 상승과 더 많은 공간을 원하는 수요가 맞물려 국내에서 이 시장은 지난해부터 약 1년간 56.4%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용처도 계절용품 보관부터 기업 문서 저장, 수집품 보관 등 다양하다.
○1년 새 쑥 큰 ‘나만의 창고’ 시장

셀프스토리지는 토지비용 등이 올라가면서 생겨난 신개념 부동산 전대(재임대) 비즈니스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오피스, 주택 등 본연의 역할이 있는 부동산 외에 별도의 공간이 있어야 하는 수요를 겨냥한 상품이다. 이삿짐 보관부터 기업 문서 저장, 소규모 물류 거점, 미술품과 같은 고가 수집품 보관 등 다양한 형태로 이용된다.

10일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및 투자 관리 회사 존스랑라살(JLL)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셀프스토리지 지점은 지난 5월 기준 300개다. 1년 전(192개)보다 56.4% 늘었다. 국내 셀프스토리지 지점의 약 53.0%는 서울에 있다. 이어 경기(30.4%)와 부산권역(부산·울산·경남, 7.8%) 순이다.

국내에서 셀프스토리지가 활성화되는 것은 주거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셀프스토리지 지점이 서울 등 주거비가 높은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점은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과 사업체 수, 생활인구 수 등과 비례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JLL은 “인구밀도와 셀프스토리지 지점 수는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주거 비용이 높은 곳일수록 셀프스토리지 이용에 호의적이고, 기업이 많은 곳일수록 유동 인구와 기업 간 거래(B2B) 수요를 기대한 공급이 많다”고 분석했다.
○땅값 오르고 소득 늘수록 ‘인기’
셀프스토리지 수요층은 기업과 개인 등 다양하지만 국내에서는 주거 공간 확장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크다. 국내 셀프스토리지가 비교적 안락하고 쾌적한 분위기의 물품 보관 서비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유다. 소비자가 매달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해 공간을 구독하는 구독 경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셀프스토리지 1위 업체는 세컨신드롬이 운영하는 ‘다락’이다. 아이엠박스, 타스토리지, 큐스토리지, 박스풀 등 신생 업체 진입도 늘고 있다. 업체들은 다양한 맞춤형 혜택을 준다. 상주하는 직원이 있거나 냉난방 시설을 통해 적정한 온·습도를 유지하고, 택배를 이용한 픽업 및 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앱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잠금장치 및 출입 시스템 등으로 24시간 접근이 가능하도록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기도 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때문에 생활용품, 가구뿐만 아니라 고급 의류, 와인, 미술품, 서적 등을 수집하는 마니아 취미 층도 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셀프스토리지의 바닥면적 중위값은 1.32㎡, 월 명목임대료는 12만원 수준이다. 우체국 박스 5호(48㎝×38㎝×34㎝) 기준으로 12~36개의 물품을 보관할 수 있다. 심혜원 JLL 리서치팀장은 “한국 셀프스토리지는 단순히 짐을 보관하는 창고 개념보다는 주거 비용 부담으로 인한 협소한 주거 공간을 대신하는 공간의 역할이 크다”며 “소득과 소비 증가에 따라 물품 보관 수요도 필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셀프스토리지는 비어 있는 업무 및 주거 시설을 활용할 방안으로도 거론된다. 이학구 아이엠박스 전략부문 대표는 “공실인 오피스빌딩,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을 셀프스토리지로 활용할 수 있다”며 “셀프스토리지 입점 후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자산가격 상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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