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5m 아래서 한 시간 버텼다…'에어포켓' 만든 그 車 화제

입력 2023-11-15 09:45   수정 2023-11-15 11:28


지난달 23일 경북 경산소방서에는 운전자가 탄 픽업트럭 한 대가 저수지에 빠져 침수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한 시간여 만에 차 안에서 운전자를 구조했다. 차량이 수심 5m의 저수지에 완전히 가라앉았던 탓에 탑승자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차량 안에 있던 운전자는 별다른 상처 없이 구조됐다.

이 차량은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의 중형 픽업트럭인 콜로라도였다. GM은 구조된 운전자 박경란씨(56)를 콜로라도의 명예 앰버서더로 최근 위촉했다.

구조 당시 박씨는 가벼운 저체온 증상을 제외하면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 그가 한 시간가량 수심 5m의 차가운 저수지 바닥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건 차량 안에 생긴 '에어포켓(Air Pocket)' 덕분이었다.


박씨는 구조 이후 "사고 당시 앞유리가 모두 금이 간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깨지지 않았고, 엔진 룸을 통해 들어오는 물 외에는 차 문들 사이에서도 물이 들어오지 않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구조 당시 박씨는 하반신만 일부 물에 젖은 상태였다고 한다.

박씨가 탔던 콜로라도는 중형 픽업트럭으로 사막은 물론 산길, 비포장도로 등에서 많은 화물을 싣고 달려야 하는 특성상 일반 차량보다 차체 강성이 뛰어나고 수밀성(水密性·물의 침투와 흡수, 투과를 막는 성질)이 높다. 완전 침수 상황에서도 실내에 에어포켓이 형성될 수 있었던 이유다.

평소 제트스키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겨온 박씨는 넉넉한 적재 용량과 안전성 등을 고려해 지난달 콜로라도를 구매했다. 사고 이후 그는 같은 모델을 다시 샀다. 생명을 지켜준 믿을 수 있는 차라는 생각에서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GM은 지난 7일 그를 브랜드 통합 공간인 '더 하우스 오브 지엠'으로 초청, 콜로라도 명예 앰버서더로 위촉했다.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은 이날 "불의의 사고 상황에서도 박경란 고객님이 기적적으로 안전하게 구출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구조를 위해 노력해 주신 경북 경산소방서 구조대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콜로라도가 고객님의 생명을 지켜드릴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콜로라도는 2004년 첫 출시 후 누적 140만대 이상 판매됐다. 특히 2015년 출시된 2세대 모델은 2015~2016년 2년 연속 유력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의 '올해의 트럭' 상을 받았다. 국내에는 2019년 출시돼 지난달까지 누적 1만4468대가 판매됐다. 수입 픽업트럭 중에선 부동의 시장 점유율 1위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콜로라도의 안전성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콜로라도는 수심 0.8m까지 도강이 가능할 만큼 밀폐력과 수밀성이 뛰어나다. 지난 7월에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지역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콜로라도 23대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제공돼 구호 물품 운송과 피해 현장 복구에 활용된 바 있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사양을 그대로 들여온 쉐보레 콜로라도는 고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3.6L V6 엔진은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 kg·m의 퍼포먼스를 갖췄다.

반면 국산 픽업트럭은 대부분 4기통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국산 픽업트럭은 과거부터 판매해 온 SUV 모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해당 모델에 사용했던 디젤 엔진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젤 엔진은 토크 성능이 우수하고 효율에서 유리한 점이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RPM 한계치가 낮으며 출력에서도 가솔린엔진보다 다소 불리하다는 평이다.

옵션도 차이가 난다. 콜로라도의 적재함에는 미끄러움 방지 처리된 스프레이온 베드 라이너가 코팅돼 부식 및 손상에 대비했다. 또 테일게이트가 부드럽게 열리는 이지 리프트 및 로워 테일게이트, 적재 및 하차를 편리하게 해주는 리어 범퍼 코너 스텝 & 코너 포켓 그립, 어두운 곳에서 적재함을 비추는 카고 램프 등 픽업 트럭 특화 편의 옵션이 적용됐다.

실내 중에서도 2열 시트 아래에는 공구와 같은 물건들을 수납할 수 있는 적재함이 자리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뒷유리에는 개폐가 가능한 리어 슬라이딩 윈도가 적용돼 환기는 물론, 실내 탑승이 어려운 대형견과 함께 이동 중에도 이를 통해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차량 도어 역시 도어 프레임과 아우터 패널이 통합돼 차체를 덮는 형태의 풀도어 방식이다. 두꺼운 프레임이 도어를 감싸고 도어 쪽 고무 몰딩이 충실하게 적용돼 고속 주행 시에도 풍절음 유입이 적어 높은 실내 정숙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박씨 사례에서 처럼 운전자가 침수 1시간여 만에 수심 5m 아래서 구조된 것 역시 풀도어로 인한 강성과 수밀성 영향이 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트레일러링 특화 기술이 탑재된 것 또한 아메리칸 픽업트럭의 장점이다. 콜로라도의 경우 순정 트레일러 히치를 제공하며 최대 3.2t의 대형 트레일러나 카라반도 어렵지 않게 견인할 수 있다. 무거운 짐을 적재한 상태에서도 최적화된 변속패턴으로 보다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주행을 돕는 토우/홀 모드가 기본 적용됐다.

카라반 견인 시 기본 탑재된 스웨이 콘트롤 기능이 포함된 스테빌리트랙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 트레일러 브레이크, 히치 어시스트 가이드라인, 힐 스타트 어시스트 시스템 등의 옵션도 적용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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