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영재인가요?"…180만원 유전자 검사하는 中부모들

입력 2023-11-18 15:38   수정 2023-11-18 15:57



최근 중국 내에서 아이의 영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고액의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요즘 중국에선 검사비가 최소 400위안(약 7만1900원)에서 최대 1만 위안(약 180만원)에 이르는 영재 유전자 검사 열풍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유전자 검사 열풍을 소개하면서 "타고난 재능을 찾기 위해 자녀의 유전자 검사에 고액을 지불하고 있다"며 "중국 본토의 부모들은 자녀의 DNA 샘플을 가지고 유전자 검사 회사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검사는 지능지수인 IQ와 감성지수인 EQ를 비롯해 음악, 스포츠, 댄스, 인성 등 수십 가지 영역에서 아이들을 검사한다. IQ 분석은 언어 표현, 독해력, 상상력, 논리 추론 등 10가지 이상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측정한다.

SCMP 측은 "많은 유전자 검사 회사들이 자사의 재능 지표가 올바른지 판단할 증거가 부족함에도 99.9%의 정확도를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그들은 과학 문헌이 그들의 서비스를 검증한다고 주장하지만, 검증은 내부 연구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하면서 고객에게 연구 결과를 보여주기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올해 초 생후 7개월이 된 쌍둥이 딸을 검사하기 위해 중국 광저우 소재 유전자 검사 회사에 2000위안(한화 약 36만원)을 지불했다는 우자 씨는 SCMP와 인터뷰에서 "35페이지 분량의 '아이 성장 조언 보고서'는 물론 '유전학 교수'로부터 온라인 상담도 받았다"며 "내 아이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 서비스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의학계에서도 해당 검사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황상즈 베이징 유니온 의과대학 유전학 연구원은 "유전자와 재능 사이의 관계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유전자 검사는 주로 질병 선별, 진단, 치료에 사용된다"고 전했다.


2020년에도 후웨이 양저우의학유전학센터 연구원은 장쑤TV와 인터뷰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이의 타고난 재능을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런 검사는 속임수"라고 말했다.

중국법학회(China Law Society)의 소비자 권리 보호 전문가인 첸인지앙은 "검사 회사들이 부모를 상대로 '과학적 속임수'를 벌이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자녀가 출발선에서 뒤처지지 않길 바라는 부모의 믿음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열심히 노력하고, 개인을 둘러싼 가정환경이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런 요소는 테스트에 표시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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