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부츠·5000원 패딩…초저가 패션이 뜬다

입력 2023-11-20 18:08   수정 2023-11-28 16:33

원자재값 고공행진이 야기한 옷·신발값 상승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는 가운데 제조·유통단계에서 원가를 줄여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인 패션·잡화 상품에 소비자가 몰리고 있다. 합리적 가격이 아니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질 좋은 제품을 얼마나 싸게 공급하는지가 패션기업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소가죽 염가 소싱…원가 20% 낮춰
20일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신발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슈펜’에서 출시한 반값 가죽 부츠는 지난 11일 나오자마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천연 소가죽으로 만든 이 제품은 종아리를 덮는 롱부츠가 7만9900원, 발목까지 오는 앵클부츠가 5만9900원이다. 일반적 소가죽 롱부츠가 10만~20만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다른 회사 제품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이랜드는 초도 물량이 동난 후 생산한 2차 물량도 지난 주말 절반 넘게 소진되자 또다시 생산 주문에 들어갔다. 시장에서 수요가 충분함을 확인한 만큼 다음달에는 남성 소비자를 조준한 가죽 클래식 로퍼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랜드가 반값 가죽 부츠 판매에 나설 수 있었던 건 핵심 원자재인 소가죽을 저렴한 가격에 확보했기 때문이다. 슈펜의 상품기획자(MD)들은 세계 30곳이 넘는 가죽 공급사를 찾아다니며 정상가보다 30% 싸게 가죽을 구매했다.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가죽에서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롱부츠 원가를 20% 이상 낮추는 효과를 냈다. 가죽 소싱에서부터 제품 생산까지 한 번에 가능한 협력업체를 발굴해 유통 비용을 줄인 것도 가격 인하 비결 중 하나다.
다이소 패딩에 패션族 ‘깜짝’
모든 제품을 5000원 이하의 가격에 판매하는 생활용품점 다이소도 의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가을·겨울(FW) 시즌을 맞아 플리스 외투와 패딩 베스트 등을 5000원에 출시해 패션 마니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판매를 늘리기 위해 마진율을 대폭 낮추는 박리다매 방식을 의류 부문에도 적용해 소비자 판매가를 낮출 수 있었다는 게 다이소 측 설명이다.

양말·티셔츠 등 간단한 의류만 판매하던 다이소가 겨울용 플리스와 패딩, 스포츠웨어 등으로 품목을 넓힌 건 최근 들어 가성비 의류 수요가 증가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다이소의 올 1~10월 의류 제품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0% 늘었고 매출도 140% 급증했다.

소비자가 의류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가격의 중요성이 한층 커진 만큼 저렴한 가격에 원자재를 조달하는 역량이 패션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대두됐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으로 원자재, 물류, 인건비 등의 변동성이 커져 외부 돌발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원가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원자재 공급처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며 “패션사들이 요즘 오랜 경험을 갖춘 소싱 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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