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태우고 달리는 택시…과연 어디서 멈출까

입력 2023-11-21 18:31   수정 2023-11-22 00:59


‘운수 오진 날’(사진)은 영화 ‘인질’로 주목받은 필감성 감독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 데뷔작이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10부작이다.

필 감독과 제작사 티빙이 가장 많이 공을 들였다고 한 부분은 이미 공개된 드라마 초반이다. 필 감독이 “드라마의 에센스가 1~2부에 다 들었다”고 할 정도다. 작품은 평범하고 소심한 택시기사 오택(이성민 분)이 묵포에 가려는 손님 금혁수(유연석 분)를 태우는 데서 출발한다.

택시기사는 큰돈을 주겠다는 손님이 연쇄살인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한다.

드라마는 원작과 달리 택시기사의 개인사를 자세하게 소개한다. 택시기사 오택은 믿었던 후배에게 사기당해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지만 다시 모여 사는 날을 꿈꾼다. 돼지꿈을 꾼 어느 날, 딸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의 운행 규칙을 어겨가며 장거리 손님을 태우는 이유다. 잔혹한 연쇄살인마는 고등학생 때 발생한 교통사고로 뇌에 손상을 입어 감정과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잘 짜인 대본과 탄탄한 구성으로 긴박감 넘치는 드라마에서 살인자 금혁수의 사연은 가장 안이하게 처리된 설정이다.

금혁수에게 아들이 살해당하자 집요하게 살인범을 추적하는 어머니 황순규(이정은 분)의 존재는 원작에 나오지 않는 캐릭터다. 1부에서는 시리즈를 이끌 세 캐릭터의 사연과 특성이 주로 소개되고, 2부에서 택시기사와 살인마의 위험한 동행 그리고 이들의 행적을 뒤쫓는 황순규가 주로 등장한다.

구태의연해 보일 수 있는 설정과 자칫 단조로워 보이는 극적 구조에 생생한 현장감과 긴박감을 부여하는 것은 주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열연이다. 이성민은 과거에 단란했던 가정을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파탄 낸 가장의 씁쓸한 모습부터 깨져버린 일상과 벗어날 수 없는 목숨의 위협에서 극한의 감정을 오가는 택시 운전사의 내면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주로 온순하고 착실한 역할을 맡았던 유연석의 변신이 눈에 띈다. 예전에 친숙했던 부드러운 청년에서 순식간에 미소를 거두고 광기로 점철된 악인 그 자체로 변해 섬뜩한 눈빛으로 이성민을 바라보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원작이 ‘19금’ 웹툰이듯이 드라마도 ‘19금’이다. 때때로 눈 뜨고 보기 힘든 잔혹한 장면들이 나온다. 24일 티빙에서 1~6회가 공개되며 OCN과 tvN에서도 순차적으로 방영한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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