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국왕, 첫 국빈 尹에 최고예우…예포 41발·마차 타고 1.6㎞ 행진

입력 2023-11-22 02:10   수정 2023-11-22 02:11


영국 국빈방문 행사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의전의 정점’으로 통한다. 세계를 호령한 대영제국의 오랜 예법에 따른 장엄하고 화려한 의전으로 정평이 나 있다. 왕실 관례상 영국은 국빈 초청을 1년에 두 번만 한다.

영국 왕실의 최고 수준 예우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간) 공군1호기 편으로 런던 스탠스테드공항에 도착한 직후부터 시작됐다. 윤 대통령 부부는 왕실 수석의전관인 후드 자작 등과 의장대의 영접을 받고 리무진 차량에 탑승했다.


‘스테이트 리무진’으로 불리는 벤틀리 리무진은 2002년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두 대 특별 제작한 차량이다. 길이는 6.2m, 무게는 1440㎏에 이른다. 모자를 즐겨 쓰는 여왕의 취향을 반영해 전고가 1770㎜로 일반 차량보다 높다.

버킹엄궁에서 넬슨 제독 동상이 있는 트래펄가광장까지 뻗은 일직선 도로에는 태극기와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나란히 걸렸다. 윤 대통령은 첫날 런던의 한 호텔에서 동포 만찬간담회를 열어 현지 한인사회를 격려했다.

이튿날인 21일 공식 일정은 공식환영식, 국왕 주최 환영 오찬, 참전기념비 헌화, 의회 연설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 부부는 숙소로 찾아온 윌리엄 왕세자 부부의 영접을 받으며 공식환영식이 열리는 호스가즈광장으로 이동했다. 광장에 도착하자 애국가가 연주되고 런던탑과 그린파크에서 예포 41발이 발사됐다.

윤 대통령 부부는 미리 도착해 기다리던 찰스 3세 국왕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함께 단상에 올랐다. 왕실 근위대를 사열할 땐 의장대장이 한국어로 사열 준비 보고를 했다. 군악대는 ‘아리랑’을 연주했다. 공식환영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와 백마 네 마리가 끄는 왕실 전용 1호마차에 올라 버킹엄궁까지 1.6㎞를 행진했다. 검은색 몸체에 황금색 조각으로 장식된 마차는 10여 분 뒤 버킹엄궁 대현관에 도착했다.


국왕 주최 환영 오찬에는 윤 대통령 부부와 국왕 부부, 왕실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오찬을 마치고 찰스 3세는 버킹엄궁에 전시된 한국 관련 소장품을 윤 대통령 부부에게 소개했다.

버킹엄궁 일정을 마친 윤 대통령 부부는 국방부 옆에 마련된 한국전쟁 참전기념비로 이동해 왕실 대표로 나온 글로스터 공작과 함께 헌화했다. 1951년 중공군의 ‘4월 공세’ 당시 영국군 29여단 소속 글로스터대대는 중공군 3개 사단에 맞서 임진강을 사수했다.

외교가에서는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두고 “올해 140주년을 맞은 한·영 관계의 미래에 대한 영국 측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올 5월 대관식을 치른 찰스 3세가 첫 번째로 초청한 국빈이다. 찰스 3세는 지난 7일 첫 의회 연설(킹스스피치)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영국이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후 국제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과 관계를 강화할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며 “(한·영 관계가) 한때 동맹(영·일 동맹)이던 일본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런던=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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