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퇴직연금 시즌을 앞두고 TDF(타겟데이트펀드) 1년 성적표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가장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으로 자산을 매수·매도하는 액티브 운용을 배제하고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배분에 집중하는 패시브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KB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도 비슷한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뒀다.
○한투 TDF 10% 대 수익률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년 수익률 지표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 TDF알아서ETF포커스' 시리즈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한국투자 TDF알아서ETF포커스는 전체 빈티지(TDF의 목표 은퇴시점) 평균 10.26% 수익을 냈다. 2030(9.48%), 2040(10.05%), 2050(10.56%), 2060(10.84%) 등 모든 빈티지에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2위는 KB자산운용의 'KB온국민 TDF'로 9.48%의 1년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마음편한 TDF'가 9.32%로 3위였다. 두 TDF도 모든 빈티지에서 골고루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세 TDF는 변동성 지표인 샤프지수에서도 'TOP 3'였다. 은퇴시점까지 자산배분을 하며 투자하는 TDF는 기간 수익률 뿐 변동성도 중요한 지표다. 변동성이 높다면 투자 시점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클 수 있어 투자자에겐 좋지 않은 펀드로 평가된다.
위험 대비 수익률을 나타내는 샤프지수는 같은 수익률을 낸 펀드끼리라도 어떤 것이 더 변동성이 낮았나를 판단할 수 있게 한다. 샤프지수가 높을 수록 수익률 대비 변동성이 낮다.
한국투자 TDF알아서ETF포커스의 1년간 빈티지별 평균 샤프지수는 0.76이었고, 신한마음편한 TDF와 KB온국민 TDF는 각각 0.57, 0.56이었다. 샤프지수가 0.3대인 다른 TDF들에 비해 낮은 변동성을 보였다.
○"패시브 운용, 효율적 자산배분이 관건"
수익률과 샤프지수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TDF들은 패시브한 운용, 상관계수가 낮은 자산에 대한 자산배분,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비용절감 등의 공통점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실제 한국투자 TDF알아서ETF포커스 2050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분석해보면, 미국 'SPDR S&P500(SPY)', '뱅가드 그로쓰(VUG)', 'ACE 국고채 10년' 등 ETF에 꾸준히 자산배분을 하고 있었다.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 전무는 "한국 국채 ETF와 환헤지하지 않은 미국 성장주 ETF 등 거시경제 변화에 따른 가격 움직임이 서로 다른 자산에 효율적으로 배분한 게 높은 성과에 기여했다"며 "장기 펀드로서 사고팔고하는 액티브 운용을 배제하는 전략 역시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KB온국민 TDF2050는 '뱅가드 S&P500(VOO)', '뱅가드 FTSE 유럽(VGK)' 'KBSTAR 단기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 등 ETF에 투자했고, 신한 마음편한TDF는 '뱅가드 S&P500(VOO)' 'LYXOR MSCI 유럽 DR UCIT(LYMEU)' 'KOSEF 국고채 10년' 등 ETF에 투자했다. 마찬가지로 낮은 상관계수 자산간의 배분, 매매 최소화 등의 전략이 관찰됐다.
반면 하나자산운용의 '하나행복한TDF' 시리즈는 모든 빈티지 평균 1.27%의 1년 수익률을 기록하며 최하위권이었다. 자산배분보다는 헬스케어, 은행 등 특정 섹터에 집중하면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한 펀드평가사 관계자는 "장기 펀드의 경우 특정 자산에 편중되거나, 매니저의 개인 역량에 수익률을 기대는 경우 단기 수익률은 높을 수 있어도 장기 투자에 있어서는 리스크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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