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파워로 반전 노리는 韓…민관 '원팀'으로 뛴다

입력 2023-11-25 00:01   수정 2023-11-25 02:32

한국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양강 구도로 전개되고 있는 엑스포 유치전은 포커게임에 비유된다. 한국이 개최지 투표권을 가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에 공적개발원조(ODA) 등 개발 협력을 제안한다. 사우디는 거기에 ‘묻고 더블로 가’식으로 맞불을 놓는다. 우리 기업들은 다시 표심을 붙잡기 위해 ‘맞춤형 패키지’로 설득에 나선다.

‘2030 엑스포’ 개최지 투표일인 28일을 나흘 앞둔 24일 프랑스 파리에선 이 같은 ‘총성 없는 전쟁’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영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파리에 도착해 BIE 대표단 등을 만나며 부산의 매력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등 주요 그룹 총수들도 마지막까지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지지를 호소했다.
○‘맞춤형 패키지’로 각국 표심 공략
윤 대통령은 이날 파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BIE 대표단 교섭 오찬에서 기후 변화와 디지털 혁신 등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연대’를 중심으로 부산엑스포 유치 필요성을 적극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부산엑스포는 세계인 누구나 참여해 고유의 문화와 기술을 소개하고, 보다 나은 미래 비전을 이야기하는 화합과 연대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도 오찬에서 유치 활동을 했다. 이 회장은 건배사를 통해 할아버지인 이병철 회장이 1953년 부산에 공장을 설립했다는 개인적인 인연을 언급한 뒤 “미래 도시인 부산이 엑스포를 통해 국제사회에 자유와 연대를 확산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날 BIE 대표단과의 만찬에서는 K푸드, K팝, 영화와 드라마 등 한국의 문화적 매력을 적극 알리는 ‘소프트파워 전략’을 구사하며 유치 활동에 나섰다. 정의선 회장은 영어로 “한국의 과학기술과 K팝, K푸드에 이어 부산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8일 나오는 결과에 관계없이 한국은 각국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이번 유치 과정을 통해 사귄 새로운 친구들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이 끝날 무렵 모든 테이블을 일일이 다니며 각국 대표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참석자들에게 “부산에 가본 적 있느냐”고 물으며 대화를 이끈 뒤 함께 사진을 찍었다. 윤 대통령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앉은 테이블에서 “롯데의 본거지가 부산이고 유명한 야구 구단도 가지고 있다”며 다시 한번 부산을 강조하기도 했다.
○결선 투표에서 ‘뒤집기’ 노려
2030 엑스포 유치전은 부산과 리야드가 앞서나가고 이탈리아 로마가 뒤따르는 ‘2강 1중’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일찌감치 유치 활동을 시작한 리야드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 한국의 ‘뒷심’에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파리에서 열리는 제173차 BIE 총회에서는 회원국들이 한 표씩 행사해 1차 투표를 한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한 도시가 없으면 3위를 제외한 나머지 두 도시를 놓고 2차 결선 투표를 한다. 한국은 1차 투표에서 리야드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면 결선 투표에서는 로마로 분산됐던 지지세가 부산으로 결집하며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당일 유치 후보국들의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은 판세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PT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 등을 내세울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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