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에 화살 박혔던 유기견…"뉴욕 새 가족 품으로"

입력 2023-11-29 15:30   수정 2023-11-29 15:33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채 발견됐던 유기견이 1년여 만에 새 가족을 찾았다.

29일 동물보호단체 '혼디도랑'에 따르면 유기견 '천지'가 뉴욕에 사는 30대 미국인 여성에 입양될 예정이다. 천지는 이날 오후 8시 35분께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KE081편을 타고 미국 뉴욕으로 떠난다.

천지는 그동안 경기지역 한 동물훈련소에서 학대 트라우마 극복 훈련 등을 받으려 새 가족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입양 희망자 두 명 중 한 달간 심사를 거쳐 입양자를 가렸다. 천지와 가족이 될 여성은 과거에도 유기견을 키웠던 이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천지는 지난해 8월 26일 오전 8시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몸통에 화살이 박힌 채 발견됐다. 구조 당시 사람을 무서워하고, 삐쩍 마른 채 가쁜 숨만 내쉬며 괴로워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다.

천지는 구조 전까지 오랜 떠돌이 생활로 이빨이 모두 썩어 송곳니 한 개만 남아있었다. 그러나 입양이 결정된 뒤 지난 23일 제주의 한 동물병원이 후원에 나서 치과 치료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약 7개월간 인력 약 480명을 투입해 천지에게 화살을 쏜 40대 남성 A씨를 지난 4월 검거했다. A씨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자신의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천지를 향해 카본 재질의 70cm 길이 화살을 쏴 맞힌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 사건 1년 전 창고 주변 개들이 자신이 운영하는 닭 사육장을 덮쳐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천지가 닭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7월 재판에 넘겨졌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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