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도 2℃ 상승 막는 비용이 편익보다 9배 크다"

입력 2023-11-30 10:25   수정 2023-11-3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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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까지 파리협정에 따라 지구 온도가 2℃ 이상 상승하지 못하게 막는 비용이 편익보다 9배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무리한 탄소중립 정책을 실현하기보다는 저탄소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게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파리협정에 1달러 쓰면 혜택은 17센트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처드 톨 영국 서섹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달 기후변화경제학 저널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톨 교수는 기후정책 효과를 분석한 논문 39편과 피해를 추정한 논문 61편을 분석한 결과 파리협정을 준수한다면 2050년까지 연간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0.5%가 손실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GDP의 4.5%가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2100년까지 협정을 지키면 GDP 손실 3.1%를 예방하고 5.5%가 비용으로 들어간다.

파리협정은 2015년 유엔(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195개국이 채택한 협정이다.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평균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장기적으로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맞추자는 내용이 골자다. 논문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전제로 작성됐다.

다만 기후 정책 비용은 톨 교수의 추정치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 톨 교수는 전세계 각국 정부가 일률적으로 탄소세를 인상하는 등 가능한 낮은 비용으로 2℃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전제하고 있지만, 실제 정책은 더 비효율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각국이 저마다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해 실제 탄소 배출 감축 효과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같은 달 이 저널에 게재된 제니퍼 모리스, 헨리 첸 등 메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의 연구 결과는 더 비관적이다. 이들은 2050년까지 파리협정을 준수하는 데 드는 비용을 연간 GDP의 8~18%, 2100년까지는 11~13%로 추산하고 있다.

두 논문에서 산출된 2100년까지 파리협정 준수 비용과 편익을 평균내면 연간 27조달러(약 3경4870조원)가 소요되고 4조5000억달러(약 5230조원)의 이익이 창출된다. 기후 재해를 막기 위해 1달러를 지출할 때 17센트 혜택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기후정책에 따른 혜택이 상대적으로 비용보다 적게 느껴지는 것은 "기후문제에 대한 일방적인 보도 때문"이라고 비외른 롬보르 코펜하겐컨센선스센터 소장은 분석했다. 올 여름 미국과 유럽을 덮친 폭염으로 인해 사망자가 늘었다는 보도가 언론을 뒤덮었지만, 실제로는 기온이 올라 저체온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가 더 줄었다는 것이다.
탄소중립 무리하면 세계 소비 15% 감소
이처럼 막대한 기후정책 비용은 전 세계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MIT 교수진은 경고했다. 이들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2030~2060년 전세계 소비가 15%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또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탄소중립을 일찍 달성한 국가들과 그 외 개발도상국 간 정치적 갈등도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MIT 연구진은 수지타산이 안 맞는 파리협정을 고수하기보다는 저탄소·친환경 기술 연구·개발(R&D)에 예산을 집중하는 게 낫다고 제언했다. 이들은 2014년 코펜하겐컨센선스센터 보고서를 인용해 저탄소 기술에 대한 투자가 파리협정 실현보다 66배 효과적이며 비용은 1~10%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저탄소기술 역시 탄소중립에 도달하는 방편 중 하나지만,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석탄 발전소를 폐쇄하는 것보다는 탄소포집기술을 개발해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줄이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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