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99차례의 지진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선 가장 강력하다. 지진 발생 후 약 2시간30분 동안 1.7 규모의 여진도 이어졌다. 흔들린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진도는 경북 지역에서 최대 5를 기록했다. 이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과 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는 정도다. 울산은 계기진도가 4(실내 많은 사람이 느끼고 일부는 잠에서 깰 정도)를 나타냈다. 지진 발생 후 경주 일대는 뻥 소리와 건물이 흔들리는 곳이 많았다. 경주 시민 A씨는 “새벽에 건물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며 “더 큰 지진이 올까 봐 친척집으로 피신했다”고 말했다.
경주에선 2016년 9월 이후 7년 만에 발생한 강지진이다. 당시 경주 내남면 부지리 화곡저수지 부근에서 일어난 지진은 규모 5.8로 남한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선 가장 셌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장소와 불과 21.8㎞ 떨어진 곳이다.
기상청은 지진 원인이 주향이동단층의 운동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 경주 지진의 원인과 비슷하다. 주향이동단층은 두 땅덩어리가 수평으로 엇갈리며 운동하는 단층을 뜻한다.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나올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한반도에서 가장 강력했던 지진은 1952년 평양에서 발생한 규모 6.2의 지진이다. 지진 발생 빈도도 늘고 있다. 올해 지진 발생 횟수(규모 2.0 이상)는 99차례로 지난해 77차례 대비 28.5% 증가했다. 2020년(68회)과 2021년(70회) 이후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경주 인근에 있는 월성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등의 내진 설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진 관련 전문가 B씨는 “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 안전 기준을 높였지만 새로운 기준도 여전히 위험하다”며 “2016년 경주 지진이 원전에서 10㎞ 이내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원전에 가해지는 충격은 내진 설계 기준을 훌쩍 넘는다”고 경고했다.
한반도 단층에 대한 전면 조사 필요성도 제기됐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한반도 과거 역사 기록을 고려했을 때 최대 규모 7.0 이상의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며 “잦은 지진이 일어나는 지역에 대한 단층 조사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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