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 5인분 주문하며 "7명이 먹는다" 무리한 요청 눈살

입력 2023-12-04 15:31   수정 2023-12-04 15:33



서울 양천구 한 돈가스집에 배달앱 주문 알림이 떴다.

"아침부터 돈가스 5인분이라니 큰 게 들어왔네."

돈가스집 사장님 A 씨는 신이 나서 황급히 튀김기 불을 올리고 조리 준비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객 요청사항을 꼼꼼히 살펴봤다.

이어 튀김기 불을 내리고 황급히 주문 취소 버튼을 눌렀다.

주문자의 요청사항에는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을까.

"리뷰 써줄게요. 돈가스 1인분에 한 장씩 서비스 주시고 7명 먹을 거니 수프와 소스는 7개씩 보내주세요."

고객 B씨는 자신의 주문이 취소된 사실을 알고 돈가스집에 전화를 걸어 이유를 물었다.

A씨는 "손님이 요청하신 사항을 들어드리기 힘들어 취소했다"고 답했고 B 씨는 "제 허락받고 취소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소비자원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전화를 끊었지만, B 씨는 지치지 않고 계속 항의전화를 걸어왔다. A 씨가 "업무 방해로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더 이상 전화는 오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3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이 사연이 게재되자 "너무 당당한 요구에 할 말이 없다", "서비스가 권리인 줄 아는 소비자가 많다", "서비스 안 줬으면 악성 리뷰 달았을지도", "들어줬으면 다른 데서도 당연히 서비스 요구했을 텐데 취소해서 다행이다", "불쾌한 일은 잊고 앞으로 대박나길 바란다" 등 동종업계 관계자들의 위로가 이어졌다.

2년 전 한 식당 주인이 배달앱으로 시킨 새우튀김을 문제 삼는 소비자 항의받고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 후 일부 소비자들의 이른바 '배달앱 갑질'이 여러 번 문제가 된 바 있다.

고객이 현재의 시스템을 악용해 과도한 항의와 환불을 요구하는 갑질 사례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배달앱의 '별점·리뷰' 평가 시스템을 아예 없애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이용 후기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어 전면 금지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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