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29주 만에 하락…매물 8만건 쌓여 "급매도 안나가"

입력 2023-12-07 18:12   수정 2023-12-14 17:04


“얼마 전까지 한 푼도 깎아줄 수 없다던 집주인이 최근 호가를 4000만원 낮추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매수 문의는 한 건도 없어요.”(서울 종로구 평동 A공인 관계자)

고금리 장기화와 가계부채 관리 강화,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연말 아파트 매매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올 들어 회복세에 힘입어 호가를 높인 집주인들이 눈높이를 다시 낮추고 있지만, 거래 위축 속에 매수자가 사라지다시피 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29주 만에 하락했고, 매물은 8만 건 가까이 쌓였다.
○짙은 관망세…서울 아파트 매물 급증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01% 내렸다. 지난 5월 셋째 주(-0.01%) 후 29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14개 구가 내림세를 나타냈다. 특히 금천·강북구(-0.06%), 관악·구로구(-0.04%), 도봉구(-0.03%) 등 외곽 지역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0.05%), 서초구(-0.01%) 등 강남권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하순 8억~9억2800만원에 손바뀜했다. 2021년 11월 신고가(11억3000만원)보다 최대 3억3000만원 내린 가격이다.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전용 84㎡는 지난달 11억9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직전 거래가(13억6000만원)보다 1억6500만원, 작년 9월 신고가(15억9000만원)보다 4억원 가까이 내렸다. 중구 B공인 관계자는 “지난달엔 급매라도 거래됐는데 이달 들어선 매수자 발길이 뚝 끊겼다”고 했다.

매물은 갈수록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8014건으로, 연초(4만9198건)의 1.5배로 늘었다.

전국 아파트값도 -0.01%를 나타내며 2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수도권(-0.01%)과 지방(-0.02%)을 가리지 않고 매수세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 경기도(-0.01%)도 이번주 26주 만에 하락 반전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매수자가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당분간 거래 위축 속에 가격이 하향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거래 가뭄 재연되나…“금리가 관건”
매수심리가 냉각되면서 아파트 거래량도 급격히 줄고 있다. 10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3만5454건으로, 8월 3만9277건 후 두 달 연속 줄었다. 5월 4만746건으로 4만 건을 회복한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에선 9월 3845건에서 10월 2983건으로 22.4% 감소했다. 경기(1만76건→8242건)와 인천(2343건→2132건)도 거래량이 10% 이상 줄었다.

시세 반등을 주도한 서울 송파구의 10월 거래량은 146건으로, 9월(263건)보다 44.4% 급감했다. 총 9510가구에 이르는 가락동 헬리오시티 거래량은 9월 26건에서 10월 10건으로 줄었다.

고금리와 경기 불안 등에 따라 당분간 매수세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은 “대출 규제와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중단, 고금리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돼 내년 상반기까지는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면서도 “신생아 특례대출이나 취득세 중과 완화 등 규제 완화 카드가 남아 있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금리 인하, 공급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내년 초 시장이 다시금 반전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내년엔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고 아파트뿐 아니라 대체 주택인 빌라 등의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매매가격이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박진우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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