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는 2020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발견 업적으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사진)가 주축이 돼 2013년 세웠다. 본사는 스위스 추크에 있지만 연구본부는 미국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에, 생산본부는 미국 프레이밍햄에 있는 등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샤르팡티에는 오스트리아 빈대 교수로 근무하던 2012년 제니퍼 다우드나 UC버클리 교수와 함께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알리는 첫 논문을 발표했다.
유전성 만성 질환자가 약 없이 평생 살도록 돕는 심혈관 질환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환자 세포를 빼내 몸 밖에서 조작한 뒤 넣어주는 카스게비와 달리 몸속에 직접 유전자 편집 물질을 넣어주는 치료제다.
독일 제약사 바이엘, NK세포 치료제 전문 미국 기업 엔카르타 등과도 협업하고 있다.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는 크리스퍼테라퓨틱스 투자자로 유명하다. 올해 3분기 기준 우드가 운영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 보유한 지분 가치는 6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크리스퍼테라퓨틱스 기업 가치 51억달러(약 6조7000억원)의 10%에 육박한다.
이 회사에 ‘장밋빛 미래’만 놓인 것은 아니다. 약값이 29억원으로 초고가인 데다 환자 수가 많지 않다. 치료 과정도 쉽지 않아 활용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다.
크리스퍼 기술 특허를 두고 소송이 계속되는 것도 악재다. 결과에 따라 수익 일부를 지급해야 할 수 있다. 국내 기업 툴젠도 특허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 다른 기업의 빠른 성장세도 고민거리다. 다른 노벨상 수상자인 다우드나는 에디타스메디신 등의 신약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최고 유전체연구소인 브로드연구소의 장 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참여한 빔테라퓨틱스도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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