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 시장에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시장을 키워나가던 소셜커머스 앱뿐 아니라 부동산, 숙박, 배달 등 각 부문 1위 앱들이 일제히 월간활성이용자(MAU)가 줄었다. 구직 앱과 저가 제품을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중국산 직접구매(직구) 앱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쿠팡(5월 2719만 명→11월 2695만 명) 11번가(868만 명→856만 명) G마켓(550만 명→549만 명) 위메프(343만 명→288만 명) 티몬(337만 명→319만 명) 등 이 부문 앱 중 이용자가 가장 많은 다섯 곳 모두 MAU가 줄었다. 온라인 유통업계 최대 쇼핑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가 11월에 있었음에도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명품 유통 앱도 부진했다. 발란(34만 명→25만 명) 트렌비(28만 명→22만 명) 등의 MAU가 뚝 떨어졌다. 빈자리는 저가 공세를 퍼붓는 중국 직구 앱들이 채웠다. 7~11월 국내 30대 이상 앱 이용자의 앱 신규 설치 건수에서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가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소셜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양질의 상품을 싸게 사는 ‘실속 소비’에서 소모품을 싸게 구입해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짠물 소비’로 유통 트렌드가 달라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와 밀접한 다른 앱들도 경기 둔화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서 벗어나면서 활성화가 기대되던 숙박 앱 부문에선 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야놀자(358만 명→332만 명) 여기어때(321만 명→316만 명) 등이 MAU가 줄었다.
부동산시장 관심도를 반영하는 앱인 직방(194만 명→188만 명) 호갱노노(173만 명→163만 명) 네이버부동산(122만 명→119만 명) 등도 이용자가 감소했다. 구직 앱은 알바몬(219만 명→244만 명) 알바천국(180만 명→185만 명) 사람인(130만 명→143만 명) 등이 나란히 MAU가 늘었다.
국산 앱 ‘절대 강자’인 카카오톡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11월 전체 앱 중 MAU 순위는 1위 카카오톡(4092만 명), 2위 유튜브(4070만 명), 3위 네이버(3857만 명) 순이었다. 카카오톡과 유튜브의 MAU 격차가 5월 50만 명에서 22만 명으로 56% 줄었다. 이 추세대로면 내년 상반기 유튜브가 카카오톡의 1위 자리를 뺏게 된다.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도 유튜브와 같은 구글 앱이 카카오 앱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멜론은 유튜브뮤직과의 MAU 격차가 같은 기간 109만 명에서 18만 명으로 83% 급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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