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상이 남편 망쳤다"…12년 만에 이혼한 30대女 사연

입력 2023-12-23 10:00  


최근 전통적인 아내상을 다루는 숏폼(짧은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가정이 파탄에 이르렀다는 사연이 이목을 끈다. 이러한 영상들이 일부 남편들에게는 악영향을 미치면서 배우자에게 전통적인 아내 역할을 강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는 "틱톡이 결혼한 지 12년 된 내 남편을 망쳤다. '트레드 와이프'(tradwife)를 원하는 남편과 이혼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남편이 틱톡에 올라온 '트레드 와이프' 영상을 접한 뒤 성격이 완전히 바뀌어 결혼 생활을 끝내게 됐다는 한 30대 여성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 화제가 되면서다.

트레드 와이프는 전통적인을 뜻하는 'traditional'과 아내를 뜻하는 'wife'를 합친 말이다. 집밖에서 경력을 쌓는 대신 요리, 청소, 육아와 같은 집안일에 집중하는 아내를 말한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레드 와이프'들은 일반적으로 일하는 여성은 핵가족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남편의 모든 변덕을 만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틱톡에서 '트레드 와이프' 해시태그가 포함된 게시물만 약 3억 개에 달한다. 다만 이러한 게시물은 실제 자신이 '트레드 와이프'여서가 아니라, 소셜 미디어에서 관심을 끌기 위해 '콘셉트'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37세 여성 A씨는 남편이 틱톡에서 '트레드 와이프' 영상에 빠지기 전까지만 해도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이었다고 회상했다. A씨는 "우리는 전통적인 부부가 아니었다"며 "우리 부부 둘 다 일을 하고, 집안일과 육아를 둘 다 했다. 이에 대해 남편은 불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지만 올해 3월경, 남편이 이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며 "그는 내 모습, 음식에 대해 불평했다. 또 내가 장시간 일하는 것에 대해 불평했다. 내가 일하는 시간은 남편과 같다. 그전까지 남편은 내 요리에 대해 어떠한 불평도 하지 않았다. 집에 있을 때 편안한 옷을 입는 것도 문제삼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변화한 남편에게 망연자실한 아내는 남편이 한 '트레드 와이프' 인플루언서에게 집착하면서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남편이 보는) 그녀의 콘텐츠는 남성을 위해 100%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실적이지 않고 꾸며진 것처럼 보인다"며 "남편에게 이는 현실이 아니고 아무도 그녀처럼 예쁜 옷을 입고 집 청소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남편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편은 전업주부인 친구와 A씨는 비교하면서 아내에게 직장을 그만둘 것을 종용했다. A씨는 "남편에게 그런 종류의 콘텐츠를 그만 보라고 했다"며 "내가 아니라 다른 여자를 우상화한다는 점은 나를 정말 아프게 한다"고 하소연했다.

틱톡이 폭넓은 연령대에서 인기를 끌면서, 콘셉트 영상이나 잘못된 정보가 포함된 영상을 접하고 이를 그대로 믿는 30대 이상 사용자들이 늘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토크쇼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에서 남편이 틱톡으로 불륜 행각을 벌이다 이혼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한 여성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타티스티타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틱톡 사용자는 8억 명을 웃도는 가운데 35~54세 사용자도 25.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에서는 40대에 대한 틱톡 영향력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40대 틱톡 사용자 비율은 26%(모바일 인덱스 조사)로, 이는 20대(20%)보다 높은 수준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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